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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가계대출 9조8000억원 급증…한은 "9월 증가폭 둔화될 것"

주담대 8조2000억·기타대출 1조1000억원 증가

박대연 기자 기자  2024.09.11 15: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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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은행권 대출 '막차' 수요가 몰리며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폭이 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정부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향후 증가폭은 둔화될 전망이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정책모기지론 포함)은 전월 대비 9조3000억원 증가한 1130조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4월 4조1000억원 △5월 5조3000억원 △6월 4조2000억원 △7월 5조4000억원 늘어나며 이달까지 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폭은 지난 2021년 7월 15조2000억원 증가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끈 것은 주담대다. 지난달 주담대는 8조2000억원 늘며 890조6000억원까지 증가했는데, 이는 2004년 주담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매매거래가 증가하고, 금융당국의 DSR 시행 연기가 주담대 수요 폭증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금리까지 낮아지면서 막판 대출 수요가 몰렸고, 주담대는 급격하게 늘어났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5∼6월 늘어난 서울 주택 매매 거래가 2∼3개월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 증가로 이어진 게 가장 주된 요인"이라며 "대출 규제(2단계 스트레스 DSR) 도입에 따른 대출 선(先)수요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잔액은 238조4000억원으로 지난 7월 대비 1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여름 휴가철 자금과 블랙먼데이 사태 등 일시적 요인 차주들이 신용대출을 확대한 영향이다.

은행권 기업대출의 경우 전월 수준의 증가세를 지속했다. 지난달 말 기준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1311억9000억원으로 한달새 7조2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대출의 경우 1조9000억원 증가하며 전월 4조4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낮아졌다.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일부 은행의 대출영업 지속과 중소법인의 시설자금 수요 확대 등으로 증가폭이 3조4000억원에서 5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은행권 수신 잔액은 2371조9000억원으로 정기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이 모두 증가했다. 정기예금의 경우 은행들의 예금 유치 필요성, 예금 금리 고점 인식 등으로 법인자금을 중심으로 14조1000억원 증가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지방자치단체 자금 유입 등으로 전월 -46조2000억원에서 증가 전환한 1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이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고, 수도권 주담대에는 더 강한 규제가 적용되는 만큼 9월 가계대출 증가세는 다소 완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주택 시장 과열이 지속되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잡히지 않으면 추가적인 규제 수단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차장은 "9월 이후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대책 효과가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휴가 자금, 주식 저가 매수 등의 8월 일시적 요인도 사라지면 9월에는 가계대출 증가 폭이 8월보다는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