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산업은행이 27일 LG카드에 대한 매각 공고를 하겠다고 밝히자 LG카드 인수전이 본격적으로 가시화 되고 있다.
LG카드 매각작업을 주관하고 있는 산업은행은 지난달부터 실사 작업을 시작해 현재 마무리 작업 중에 있다.
LG카드 채권단은 매각 공고일로부터 2주일 안으로 비밀유지 확약서와 인수의향서를 받게 되는데 이후 채권단의 판단에 의해 입찰 적격자가 가려지고 예비 실사 과정을 거쳐 우선 협상 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 우리금융ㆍ신한지주ㆍ씨티그룹 3파전 유력
11조원의 자산과 1000만명의 고객수를 확보한 LG카드가 어디로 매각될지는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LG카드가 매각됨에 따라 금융권의 세력구도가 다시 쓰여지기 때문이다. 이번 인수의 또다른 매리트는 LG카드가 보유하고 있는 1000만 고객의 데이터베이스(DB). 소비행태를 파악할 수 있는 DB이기 때문에 그 가치는 더욱 크다. 특히 은행권에서 LG카드 고객 DB를 갖게 된다면 은행의 마케팅에서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시너지는 매우 크다.
현재 유력한 인수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는 곳은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농협 등의 국내 금융기관과 씨티그룹, 메릴린치, 테마섹 등 외국기관 등으로 점쳐지고 있다.
◆ ‘토종은행론’ 앞세운 우리금융지주
이 중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적극적으로 인수의사를 밝히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은행 부문에 80% 이상 몰려 있는 수익구조를 비은행 부문으로 분산시켜 지주회사 내 수익 포트폴리오를 안정화시키겠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우리금융지주는 ‘토종은행론’을 펼치고 있다. 국내 토종은행으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더 이상 국내금융기관을 외국자본에 넘기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 신한금융 “가격 안맞으면 무리하지는 않겠다”
신한금융지주 또한 나름대로의 입장과 명분을 밝히고 있다.
오는 4월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합병을 앞두고 있는 신한금융의 경우 현재 신한카드와 조흥은행에 귀속돼 있는 조흥카드를 분사해 합치게 되면 업계 5위의 카드사가 된다.
하지만 여기에 LG카드까지 인수한다면 카드 부문에 있어서는 확실한 업계 1위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
“가격만 맞으면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하는 신한금융그룹은 “하지만 가격이나 여건들이 맞지 않으면 무리하게는 진행하지는 않겠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씨티그룹, 한국시장에 장악에 필요
이어 외국계에서는 씨티그룹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씨티그룹은 각 지역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지역 카드사를 인수해 왔다. 그만큼 고객의 소비행태를 체크할 수 있는 카드사의 고객정보가 영업에는 매우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
한미은행은 인수하며 한국씨티은행으로 자리잡으려고 노력해왔던 씨티그룹은 아직까지도 국내에서는 불협화음을 일으키며 기반을 확고히 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하에서 LG카드의 인수는 씨티그룹의 한국시장 다지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하나금융지주의 움직임에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외환은행 인수에 몰입하고 있는 하나금융지주이지만 외환은행 인수에 실패할 경우 LG카드 인수전에 눈을 돌리지 않겠냐는게 업계의 조심스런 전망이다.
지금까지의 움직임은 이 정도이지만 외환은행의 인수전처럼 숨은 복병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1000만명의 고객과 11조 자산이란 거대 매물의 M&A를 앞두고 서로 말을 아끼고 있는 가운데 어느 곳에 매각 되더라도 업계의 세력 구도가 다시 씌여지게 될 LG카드의 매각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LG카드는 일반경쟁입찰을 통해 올 가을까지는 매각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