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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세계자살예방의 날 캠페인에 나선 온종합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이수진 과장 "평소와 달리 우울해하고 불안해한다면 관심가져야"

박비주안 기자 기자  2024.09.09 16: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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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9월10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대한민국의 우울한 현실을 짚어보기 위해 부산의 온종합병원이 캠페인에 나섰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연령표준화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4.1명으로, OECD 평균 10.7명의 2배를 넘는 수치다, 자살률 2위인 리투아니아의 18.5명과 비교해도 5.6명이나 차이가 난다. 이런 상황에도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되레 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5월까지 자살사망자 수는 총 637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나 증가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2015년부터 2023년간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최근 9년간 유족 1200여명을 상대로 진행한 심리부검 분석 결과, 자살사망자 중에서 남성이 64.7%, 여성이 35.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연령은 44.2세, 1인 가구는 19.2%, 소득수준은 월 100만 원 미만인 저소득층이 46.5%나 차지했다.

자살사망자는 평균 4.3개 스트레스 사건들을 복합적으로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주기별로 살펴보면, 34세 이하의 청년기는 구직에 따른 직업 스트레스를 많이 경험했다. 35∼49세의 경우 직업과 경제 스트레스 경험 비율이 생애주기 중 가장 높았는데, 세부적으로는 직장동료 관계문제, 사업부진 및 실패, 부채 등이 주 원인으로 꼽혔다. 50∼64세의 경우 퇴직·은퇴·실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았다. 65세 이상 노년기는 대인관계 단절 비율이 다른 나이 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만성질병으로 인한 신체건강 스트레스, 우울장애 비율도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복지부 등의 심리부검 결과에 따르면 자살사망자의 96.6%가 사망 전 경고신호를 보였으나, 이를 주변에서 인지한 비율은 23.8%에 불과했다. 경고신호를 드러낸 시기를 분석한 결과 사망 1개월 이내의 경우 감정상태 변화(19.1%)와 주변정리(14.0%) 순으로 나타났다. 사망 1년 이상 전부터 높은 비율로 나타난 경고신호는 수면상태 변화(26.2%)와 자살에 대한 언급(24.1%) 순이었다.

온종합병원 이수진 과장은 "누군가가 '죽고 싶다'고 말하면, 우리는 대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흘려보내게 된다"고 지적하고, "행여 주변에서 평소와 조금 다른 심리 상태를 보이면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개 자살 직전 우울감과 불안감을 보인다고 한다. 지속적인 우울감과 불안감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감소하고, 식욕 부진이나 체중 감소 등의 신체적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자살에 대한 생각이나 충동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행동에도 변화를 보인다. 자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행동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주변 사람들이 자살 위험을 인지할 수 있는 중요한 신호이므로 적극 대처해야 한다.

'자살생존자'라 불릴 정도로 자살자 가족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지게 되므로, 이들을 보살피는 사회적 노력도 절실하다. 자살 유족들은 대개 스스로를 죄인시하며 이웃으로부터 고립을 자초하게 된다. 우리사회의 편견 또한 자살자의 가정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아 자살유족들을 더욱 우울하게 한다.

온종합병원 이수진 과장은 "유족은 고인에 대해 충분히 애도의 과정을 밟고,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도 "이 같은 극복과정이 어려우면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 등 전문가의 상담 등을 통해 도움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