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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직 '간절함과 절박함'이 기회의 문을 연다.

장철기 연세대학교 공군 학생군사교육단 군사학 교수 기자  2024.09.06 1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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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흔히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오직 간절함과 절박함이 있어야 취업을 할 수 있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입사 면접을 볼 때 면접관들은 응시생에게 몇 마디만 질문해도 그 답변이 진정성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합격을 위해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간절함과 절박함‧진정성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필자는 공군 정보장교로 임관 이후 30여년 동안 북한군의 동태를 파악하고 의도를 분석해 우리 군의 대비 방안을 제시하는 업무를 했다. 개인적으로 청운의 꿈을 품고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해 군에서 성공하려고 군 생활을 묵묵히 해왔지만, 계급 정년이라는 현실의 벽으로 인해 더 이상 군 생활을 할 수 없게 됐다.

전역 후 인생 2막에서 무엇을 할지 고민하다가 선배들로부터 "군 생활에서 경험한 노하우를 가지고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직업이 바로 비상계획관"이라는 조언을 받았다.

비상계획관은 '비상 대비에 관한 법률'에 의거 전시 또는 비상시 정부 기능 유지, 국민 생활 안정, 군사작전 지원 등 전시 3대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전국의 공공기관, 공기업, 일반기업체 등에 부장급 보직이다.

주변으로부터 조언을 받고서 그제야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고 전역과 동시에 합격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안고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모든 게 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비상계획관 시험은 규정상 개인별로 세 번의 기회밖에 없다. 보기 좋게 두 번을 연이어 낙방하고 이제 나에게 주어진 기회는 오직 한 번뿐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계급 정년 때문에 재취업도 안 된 상태에서 전역을 하게 됐다.

아침 일찍부터 정장을 입고 출근하는 회사원들을 뒤로, 트레이닝 복장으로 동네 독서실로 향하고 있는 내 모습에서 일종의 '상대적 박탈감'과 '무소속의 비애'마저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실 지금은 비상계획관이란 시험에 합격해서 그 순간이 추억이지만, 그 당시에는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터널을 지나는 기분으로 매일 공부하면서도 불안과 초조가 엄습해 왔다.

이때부터 오직 간절함과 절박함으로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 저에게는 간절함과 절박함밖에 없습니다. 부디 전역 후에도 가족을 부양할 수 있도록 재취업의 기회를 주소서"라고 기도했다.

내 기도에 응답이라도 하듯이 이후부터 취업의 기회가 봇물 터지듯이 열렸다. 전역 전부터 취업 지원을 받고 있던 국가보훈부 서울제대군인지원센터 상담사를 통해 상담 및 센터의 채용 정보를 접할 수 있었고, 다행히 전역 후 서울남부보훈지청을 방문해 국가유공자 취업 지원과 제대군인 보훈 특별고용을 위한 구직 등록도 할 수 있었다.

덕분에 한국공항공사 예비군 연대 참모 공고에 입사 지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동시에 연세대 공군 학생군사교육단 군사학 교수직에 지원해 합격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응시한 세 번째 마지막 비상계획관 시험에서도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해서 올해 12월부터는 국내 정상급 제약사인 'H 약품' 비상계획부장으로 입사할 예정이다.

이 모든 결과물은 포기하지 않고 간절함과 절박함으로 임한 값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깜깜한 터널을 지나고 있었는데, 지금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인 화양연화를 보내고 있다. "오직 간절함과 절박함이 기회의 문을 연다"는 말이 정말 와닿는 요즘이다.

모든 일에 있어 이 말을 가슴 깊이 새기고 일을 해 나간다면, 그 진정성이 느껴져 하늘도 감동해 사람을 움직여 재취업을 위한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것 같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의 도전을 향한 시련이 있기 마련이다. 그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간절함과 절박함으로 나아갈 때 취업으로 통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새로운 인생 2막을 위한 힘찬 도전을 위해서 작은 용기부터 내기를 기대해 본다.

장철기 연세대학교 공군 학생군사교육단 군사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