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현대건설, 사옥 돌진 피해에도 조심 "조사 끝나야 알 수 있어"

한남3구역 조합 "4구역 자료 협의 없이 일방적 사용"

전훈식 기자 기자  2024.09.05 15:33:48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차량이 서울 현대건설(000720) 본사 사옥을 들이받은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해당 차량 운전자가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 임원'으로 밝혀지면서 사고 배경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이로 인해 비난의 화살이 오히려 '피해자' 현대건설을 향하고 있어 관련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4일 오후 4시40분경 소형 SUV로 현대건설 사옥 정문 회전문을 들이받은 '한남3구역 조합 임원' A씨를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여파로 시설 일부가 부서졌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A씨 범행 이유는 '재개발 관련 불만 표출'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건설 '한남4구역 정비사업 홍보자료'에 3구역 조합 동의가 필요한 내용이 포함되면서 이를 조합이 항의하던 과정에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한남3구역은 용산구 한남동·보광동 일대 약 39만㎡ 부지에 지상 최고 22층 197개동 5816가구와 근린생활시설을 짓는 재개발 사업지다. 사업비만 3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로 불리고 있다. 

한남3구역 조합은 2020년 6월 최종 시공자로 현대건설을 선정, 지난해 11월 이주를 시작했다. 이에 현대건설은 이주·철거가 마무리 되는 오는 2026년 '디에이치(THE H) 한남'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문제 발단으로 여겨지는 한남4구역은 '3구역 인근' 일대 면적 16만258㎡를 재개발, 2331가구 규모로 건축하는 프로젝트다. 사업비 1조6000억원 규모 '하반기 서울 재개발 사업 최대어'로 평가되며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특히 '업계 1·2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수주 경쟁이 예고되면서 업계 시선이 집중된 바 있다. 

이중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에 이어 한남4구역도 수주해 '디에이치 브랜드 타운'을 형성하는 동시에 2개 구역 사업시설을 연계하는 '광역 MD계획 구상'도 제시했다. 

하지만 4구역 수주 설명 과정에 있어 3구역 조합과의 마찰이 발생했다는 게 3구역 조합 측 입장이다. 

조창원 한남 3구역 조합장은 "현대건설 홍보자료에 우리(한남3구역) 관련 내용이 있었고, 이런 내용들이 우리와는 어떤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사용됐다"라며 "이는 우리와 시공사 간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3구역 조합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3구역과의 사전 협의 없이 3구역 계획도로를 이용해 4구역 정비 속도를 높이겠다고 설명한 것이다. 

아울러 조 조합장은 조합원 온라인 카페를 통해 "한남4구역 수주 홍보자료와 관련해 한남3구역 관리 책임자와 한남4구역 수주 책임자를 초치해 강력하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A이사가 매우 강한 항의와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라며 "A이사는 잠시 자리를 비웠고, 조합에서는 오후 4시30분께 본사 사고 소식을 전해 들었다"라고 사고 관련 경위를 설명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4구역 홍보물이 3구역 내용과 겹친 건 사실이지만, A씨가 그동안 불만을 말하거나 어제와 같은 충동적 표현은 없었다"라며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인 만큼 결과 나오면 그때 입장을 전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해당 사건이 오히려 '피해자' 현대건설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현대건설은 갑작스레 '테러를 당한 피해자'가 명백함에도 불구, 그 원인을 피해자에게서 찾아 폭력 행위를 납득시키고 있다"라며 "물론 정황상 현대건설에게 문제 소지가 있을 수 있지만, 분명한 건 어떤 원인이 있더라도 이번 행포는 정당화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