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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운용사 만나 '연금상품 개발' 주문…'베끼기·수수료' 비판

금융위원장-자산운용사 CEO 간담회 개최…해외 사적연금 시장 TDF 사례 주목

황이화 기자 기자  2024.09.05 12: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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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5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자산운용사 대표이사들에게 '장기투자형 연금상품 개발'에 힘 써 달라고 주문했다. 또 상장지수펀드(ETF) 베끼기, 수수료 인하 등 단기 수익에 치중하는 업계 현황에 대한 쓴소리도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권 릴레이 간담회 여섯번째 일정으로 금융투자협회장 및 10개 자산운용사 대표이사들의 간담회를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연금 상품 개발'을 최우선으로 강조했다. 그는 고령화 시대 자산운용업계가 국민의 자산운용 수요 충족을 위해 발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타깃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 사례를 들었다.

김 위원장은 "TDF 위주의 펀드 투자가 이루어지는 해외 사적연금 시장을 볼 때 우리 사적연금 시장의 발전도 운용사의 역량에 달려있다"며 "운용 업계가 안정적 장기투자형 연금상품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날 정부가 연금 개혁 추진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김 위원장은 "국민연금뿐 아니라 퇴직·개인 연금도 함께 혁신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금융위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일임형 퇴직연금 샌드박스, 퇴직연금 갈아타기 시스템 구축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사적연금 시장에서 다양한 상품이 출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연금 상품 개발을 주문한 김 위원장은 자산운용업계 '상품 베끼기' 관행도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자산운용업계는 ETF 베끼기, 수수료 인하, 형식적인 의결권 행사 등 단기적 수익추구에 치중하느라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에는 소홀한 측면이 있다"고 쓴소리 했다.

자산운용업계 특정 자산 쏠림 현상도 거론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 몇 년 사이 국내 자산운용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으나 선진국과 비교하면 간접투자의 비중이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이는 국내 자산운용업이 투자자들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동시에 업계가 해야할 일이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자산·상품에 대한 쏠림현상이 자산운용업계에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혁신기술을 활용하여 독창적이고 특화된 상품을 만들고 투자시장의 저변을 넓히는 노력을 기울여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의결권 행사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해 기업 스스로가 가치를 높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투명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자산운용업계가 자산관리자이자, 자본시장의 주요한 투자자로서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날 자산운용업계를 대변하는 금융투자협회의 서유석 회장은 밸류업 ETF 적극 개발 및 주주권리 행사를 통한 등 자산운용업계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지원 의사와 디딤펀드의 성공적 안착 의지를 전했다. 또 퇴직연금 자산 전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Individual savings account) 제도 개선, 장기투자 펀드에 대한 세제 혜택 관련 당국의 지원을 요청했다. 

서 회장은 "상반기 기준 퇴직연금 규모는 400조원 넘어섰지만, 퇴직연금 자산 중 90%에 가까운 금액이 원리금보장상품에 묶여 있고 10년 평균수익률이 1~2%대에 그치고 있다"며 "국민 노후자금인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원리금 보장 상품에서 실적배당형 상품으로의 적극적인 자산 전환과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