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이복현 금감원장 "우리금융, 발본색원 의지 있는지 의문"

내달 정기검사 예정 "생명보험사 인수, 신문 보고 알았다"

장민태 기자 기자  2024.09.04 16:15:17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우리금융그룹(316140)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내달 예정된 정기검사가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소재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가계대출 관련 현장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은행·우리금융과 관련된 정기검사에 대해 설명을 드리는 게 나을 것 같다"며 입을 열었다.

이 원장은 "말도 안 되는 전 회장 관련 대출의 부실이 일어나게 된 것은 과거의 일이지만, (우리금융이) 이에 대응하는 방식을 봤을 때 '발본색원(拔本塞源)'할 의지가 있는지 또는 나눠먹기 문화 같은 것들이 팽배했던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경영진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은 이사회와 주주들이 묻는 게 맞다"면서도 "감독 측면에서 볼 때 (우리금융의) 관계 지향적인 운영이 결국 건전성 등에 숨겨진 위험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금융 정기검사가 앞당겨진 배경은 '감독 규정'이 거론됐다. 금감원은 각 은행에 대해 2~3년마다 한 번씩 정기검사를 한다. 우리금융과·우리은행의 경우 내년에 검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앞당겨 내달 초에 진행하기로 했다. 

이 원장은 "지난 2021년도에 KB금융그룹과 우리금융에 대한 정기검사를 진행했지만, 일정 상 우리금융에 대한 검사가 2022년 초까지 이어졌다"며 "원래대로 내년 초에 하게 되면 3년이 지난 뒤"라고 해명했다.

다만 금감원은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 인수합병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원장은 "사실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 등 포트폴리오 확장 과정에서 리스크가 있다"며 "이번 생명보험사 인수는 훨씬 더 큰 일인데, 저희는 인수 계약이 치러진 다음에 신문 보고 알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간에서 한 계약이지만, 어차피 저희와 인허가 문제가 있다 보니 위험 요인에 대해 금융당국과 좀 소통을 했어야 했다"고 힘줘 말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소통 없이 진행된 우리금융 인수합병의 위험요인 등을 이번 정기검사에서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 원장은 "결국 현재 문제가 된 부분들 외에도 자산 확장 과정에서의 위험 요인들이 있기 때문에 정기검사를 조금 앞당겨서 하게 된 것"이라며 "저희가 최대한 역량을 집중해서 빨리 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