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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승무원, KTX관광레저 왜 반대하나

최봉석 기자 기자  2006.03.15 12: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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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정면 대결로 치닫고 있는 한국철도공사와 KTX여승무원간의 갈등의 핵심에는 ‘철도공사의 직접고용’과 ‘KTX 관광레저에 대한 여승무원 위탁 문제’가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여승무원들은 당초 공사 직접고용과 함께 정규직화를 요구했으나 사태 해결을 위해 정규직화 주장을 접고 비정규직을 감수하더라도 공사의 직접고용으로 요구수위를 낮췄다.

그러나 한국철도공사의 KTX관광레저에 대한 위탁 경영에 대해서는 노조가 한발자국도 양보하지 않고 사측과 팽팽한 대립각을 형성하고 있다.

철도공사측은 철도유통에서 KTX관광레저로 승무사업 이전을 추진하면서 여승무원들에게 ‘정규직 전환’을 내세우고 있지만 여승무원들은 KTX관광레저로의 흡수를 거부하고 비정규직 신분을 감수하더라도 공사의 직접 운영을 주문하고 있다.

도대체 KTX여승무원들은 왜 KTX관광레저로의 정규직 고용을 반대하고 있을까.

“KTX여승무원들은 물건이 아니다. 사업권과 함께 이리 저리 위탁돼 끌려다닐 수는 없다.”
 
철도공사가 철도유통에서 KTX관광레저로 승무사업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KTX여승무원들은 “임금체불, 인권유린 등 철도유통의 온갖 괴롭힘 속에서 겨우 놓여난 승무원들이 이번에는 부실기업 KTX관광레저에 위탁이 예정됐다”면서 “왜 KTX여승무원들이 부실기업에게 주는 특혜의 수단이 되어야 하느냐”고 따졌다.

KTX여승무원들이 KTX관광레저를 바라보는 시각은 한가지다. 한마디로 ‘부실기업’이라는 것이다. 부실기업에 승무원들이 위탁될 경우, 기존의 철도유통에 위탁될 때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여승무원들은 그동안 △인력부족으로 인한 과도한 업무 △공사측이 지급한 1인당 급여 가운데 철도유통측이 승무원 관리·운영비 등 다양한 명목으로 급여의 일부를 가져가는 데 대한 불만 △철도유통 소속이라며 공사직원들로부터 받는 차별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위탁계약보다는 공사 정규직화를 요구해왔다.

철도공사 감사실이 지난해 발행한 ‘2005년 경영진 활동평가 및 2006년 경영활동 건의서’에 따르면, 사업타당성이 없거나 불투명해 철도공사의 경영개선을 저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매각 청산해야 하는 계열사로 KTX 관광레저(주)가 들어가 있다.

이밖에 브이캐시(주), 한국철도종합 지원센터(주), (주)한국철도종합서비스, 철도산업개발(주)도 지난해 철도공사 출자회사 설립 및 운영실태에 대해 감사원 수감을 받은 결과 사업타당성이 없어 매각 청산해야 하는 공사 계열사로 포함됐다.

KTX여승무원들은 특히 “철도공사측이 KTX관광레저측에 여승무원들을 보내주는 것도 모자라, 관리인력을 지원하고, 그것도 모자라 물품판매 서비스까지 얹어주고 있다”면서 “철도공사와 KTX관광레저 경영진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의구심을 자아낸다”고 말했다.

KTX 여승무원들은 현재 한국철도공사와 KTX승객서비스업무위탁 도급계약을 체결한 (주)한국철도유통 소속의 근로자로서 철도공사로 파견 근무를 해왔다.

그러나 지난 1월 한국철도유통측이 ‘더 이상 승무원 위탁 관리사업을 못하겠다’고 밝히고 이에 4월 말로 도급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여승무원들은 내달까지만 철도유통소속 근로자의 신분을 갖게 된다.

만약 KTX관광레저측이 여승무원들의 집단행동과 관련해 승무원 전원에 대한 신규채용으로 맞대응하겠다는 기존의 방침을 고수할 경우, 400여 명의 현 KTX여승무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