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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원빵 관련 한은 기준 변경에 중소기업 '날벼락'

한국은행 "급작스런 발표 죄송…대응방안 검토 중"

김우람 기자 기자  2024.09.02 17: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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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미 십원빵 주물 변경에 많은 비용을 들였는데, 또다시 도안을 바꿔야 할지 고민입니다"


한국은행이 이번 달부터 영리 목적으로도 화폐 도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자 한 십원빵 제조 업체는 이같이 호소했다. 한국은행이 서민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화폐 도안 사용을 허가했지만 도리어 그간 한국은행의 기준을 준수해 온 업체만 피해를 보게 된 상황이 됐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한국은행은 "영리 목적으로 화폐 도안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십원빵 판매 불가 결정을 내렸다.

이에 한국은행은 십원 도안으로 십원빵을 만들어 온 A기업에 접촉해 십원빵의 도안 변경을 요청했다. 

A기업은 한국은행이 제시한 사항을 준수하기 위해 기존 가맹점의 빵틀을 모두 무상으로 변경, 기존 기계를 폐기하는 사진을 한국은행에 보내는 등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A기업 관계자는 "자사가 한국은행의 요구를 제일 먼저 들어줬다"며 "당시 다른 기업들은 도안 교체에 회의적이라서 한국은행 측에 '우리만 손해 보는 게 아니냐'라고 물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은행 측은 "절대로 그럴 리가 없다"고 응대했다.

그런데 지난달 29일 한국은행은 '한국 은행권·주화의 도안 이용기준'을 개정해 내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영리목적의 화폐 도안 이용을 허용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A 기업 관계자는 "도안 이용기준 요구를 다 들어줬지만, 돌아오는 결과는 한국은행의 일방적인 발표로 모든 손해는 업체에서 감당해야 한다"며 "이미 십원빵 주물 변경에 많은 비용을 들였는데, 또다시 도안을 바꿔야 할지 고민"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자사는 십원빵을 제조하면서 재료 선정, 제조 과정에서 비용을 아끼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앞으로도 좋은 재료와 맛있는 먹거리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그간 도안 이용 기준 준수에 협조적이었던 기업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다"며 "향후 충분한 설명을 위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