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동양·ABL생명이 우리금융에 인수되기까지 금융당국 승인만 남았다. 인수가가 약 1조5000억원으로 결정되면서 동양·ABL생명과 업계 위치가 비슷한 롯데손해보험(000400)도 매각 희망가 3조원 수준을 고수하기 어려워졌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우리금융지주(316140) 이사회는 동양생명(082640)과 ABL생명 인수를 결의했다.
인수는 주식매매계약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분과 가격은 동양생명 75.34%·1조2840억원, ABL생명 100%·2654억원으로 총 1조5493억원이다. 금융당국 승인이 떨어지면 우리금융은 두 보험사를 품에 안게 된다.
이번 딜로 매각을 희망했던 롯데손해보험 상황이 난감해졌다. 롯데손보와 동양·ABL생명의 시장내 위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동양생명의 상반기 기준 자산 규모는 33조3058억원으로 생보업계 6위, ABL생명은 17조7591억원으로 10위권에 해당한다. 롯데손보는 15조1101억원으로 손보업계 7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당초 우리금융이 인수를 타진했던 보험사는 롯데손보였지만 최종 불발됐다. 인수를 추진한 우리금융과 롯데손보의 대주주 JKL파트너스 모두 구체적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가격에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비슷한 위치의 동양·ABL생명이 JKL파트너스의 롯데손보 매각 희망가였던 3조원의 절반에 인수된 상황"이라며 "기존 가격을 고수하기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3016억원을 기록했다. 또 지난 2022년 231억원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한데 이어 장기보장성보험에서도 성장을 이루자 승부수를 띄워볼 법했다.
다만 우리금융은 오버페이는 지양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담당 부사장(CFO)은 지난 4월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1조8000억원 수준을 인수가 마지노선으로 정하기도 했다.
JKL파트너스는 맞춰주지 못한 우리금융의 희망 인수가를 다자보험그룹이 응한 이유는 양사의 입장 차이에 있다.
JKL파트너스는 기업을 인수해 가치를 높인 후 재매각해 수익을 얻는 것이 목적인 '사모펀드'다. 반면 다자보험그룹은 중국 당국 차원에서 안방보험 구조조정을 위해 설립됐다. 실제로 다자보험그룹은 현재 주요 우량자산 매각과 민영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동양·ABL생명도 자연스럽게 매물로 나왔다. 우리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와 다자보험그룹의 설립 목적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시장은 중국기업 계열사에서 5대 금융지주 계열사가 된 동양·ABL생명에 대해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인수 소식이 들린 후 나이스신용평가는 동양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 평가 등급을 기존 'AA·안정적'에서 신용도 상향 검토 대상으로 등록했다. ABL생명의 무보증 후순위사채 신용등급도 긍정적 검토 대상으로 올라갔다.
반면 롯데손보는 상시 매각 체제로 전환했음에도 연내 매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손보업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도 기업 인수보다 주주환원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매각 관련 사항은 주주사 소관"이라며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별도로 설명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