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가 중산층이 2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기업형 장기민간임대주택'을 2035년까지 10만가구 이상 공급한다. 영세한 개인 위주인 데다 전세사기까지 문제가 된 민간 임대시장에 기업을 통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양질의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국토교통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민·중산층과 미래세대의 주거안정을 위한 새로운 임대주택 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3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역동경제 로드맵'에 따른 후속 조치다.
국토부의 국내 임대시장 분석에 따르면 공공이 21.5%(186만가구), 민간이 78.5%(677만가구)를 공급하고 있다. 민간임대 물량의 80%는 개인이 전월세를 놓은 형태거나 비등록임대 물건이다. 임대시장의 영세화로 임차인은 2~4년 내 비자발적 퇴거 위험, 전세사기, 하자보수 갈등 등과 같은 주거 불안에 직면해 있다.
반면 일본에선 전체 임대주택의 60% 이상을 전문기업이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민간임대 시장의 대형화·기업화를 꾀해 양질의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리츠(부동산투자회사) 등 법인이 임대주택 서비스를 대규모(100가구 이상)로, 장기간(20년 이상)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골자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추진 배경에 대해 "비등록 개인 주도 시장에서는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이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 의식을 갖고 출발했다"며 "대규모로 민간임대 시장이 만들어져 있으면 임차인들이 다양한 전월세를 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도입한 신유형 장기민간임대는 규제 정도와 인센티브 유무에 따라 △자율형 △준자율형 △지원형 등 3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자율형은 규제가 최소화된 만큼 정부 지원도 취득·종합부동산·법인세 중과세제 배제 등 최소한으로 제공된다. 준자율형에 참여하는 사업자는 기금 융자나 지방세 감면 등의 혜택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지원형의 경우 기금출자, 국공유지 수의계약 등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다. 자율형과 준자율형은 임차인 모집 자격에 제한이 없지만, 지원형은 무주택자한테 우선 공급해야 한다는 차이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세가지 유형이 각각 규제와 지원 측면에서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민간 기업들한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임대료 규제 완화 외에 용적률을 국토계획법 시행령 상한의 1.2배까지 높여주는 인센티브도 제공할 방침이다. 오피스텔 내 공유차량 주차면수 설치시 주차장 기준도 완화해줄 계획이다. 주택 유형이나 평형 등 제한은 따로 없다. 기존 10년짜리 장기일반임대 사업자가 신유형 장기임대로 전환하는 것도 허용한다.
또 보험사가 장기임대주택 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 법령해석을 명확화하기로 했다. 보험사가 장기임대주택 보유시 지급여력비율을 25%에서 20%로 낮추기로 했다. 임대리츠 주식을 임차인에게 우선 배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다만 임대료 규제 완화, 용적률 상향 등이 현실화하려면 민간임대주택법이 개정돼야 한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다음달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하위법령 개정만으로 시행할 수 있는 '실버스테이'는 연내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실버스테이란 고령층 특화 시설·서비스를 제공하는 장기임대주택 서비스다.
택지공모형은 단지 내 다른 가족도 입주할 수 있도록 일반 주택을 혼합하고, 무주택 가족세대에게 우선입주권을 부여한다. 헬스케어 리츠를 활용해 '실버스테이+의료·상업복합시설'을 신도시 공공택지 중심으로 공급 활성화하기로 했다. 2025년까지 3곳을 공모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민간임대 사업자 입장에선 임대료 규제 부담이 굉장히 컸기 때문에 대규모 임대주택을 공급하려고 해도 임대료를 통한 수익 구조가 나오지 않았다"며 "이번 신유형 도입으로 다양한 주거 서비스를 제공한 새로운 유형의 주거 형태가 많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