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미·중 통상갈등으로 인해 한국의 중국 수출이 6% 이상 감소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26일 정선영 조사국 거시분석팀 차장이 대표 집필한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대(對)중국 수출 평가·시사점'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대중 수출에 대해 2010년대 중반 이후 반도체 부문이 양호한 모습이지만, 그 외 산업에서 한국산 중간재 수요가 낮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일례로 디스플레이는 한때 대중 수출의 20%를 차지했으나 중국의 기술 추격 등으로 수출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했다. 또 자동차는 중국 현지생산 규모가 급감하면서 이에 대한 부품 수출이 위축됐다.
보고서는 이러한 '수출연계생산'의 변화에 주목했다. 수출연계생산은 수입국에서의 최종생산에 쓰일 목적으로 수출국에서 생산한 모든 단계의 중간재를 뜻한다.
대중 수출연계생산 증가율은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연평균 1.3%를 기록했지만, 2010년이후 부터 0.9%로 낮아졌다.
보고서는 대중 수출연계생산 증가율이 둔화한 원인으로 중국 내수부진과 생산구조 변화를 꼽았다.
중국의 중간재 자립도가 높아지면서, 섬유·의복·화학·철강을 넘어 정보통신(IT) 산업의 수출연계생산도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미·중 통상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변화도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보고서가 지난 5월 바이든 행정부에서 발표한 추가 관세인상을 적용해 본 결과, 한국의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이 최소 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더 나아가 트럼프 후보 측에서 공언한 관세인상이 이뤄진다면, 우리의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이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후보가 공언한 관세인상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에 대해 6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게 골자다. 실현되면 중국이 대미 수출뿐 아니라 우리나라에 대한 수입도 줄어든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최준 조사국 거시분석팀 과장은 "최근 미·중 갈등이 대중 수출·수출연계생산을 추가로 위축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중 수출은) 생산구조 변화로 인한 하락 요인이 지속되고 있어 과거만큼의 호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중국이 첨단 기술 분야에서도 자립도를 높여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경쟁산업도 기술혁신을 통한 수준 향상이 긴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