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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전통주 우수성 전세계에 알린다"...국순당 횡성 양조장 가보니

한류 열풍 타고 K주류 인기...'막걸리 발효제어기술' 적용 막걸리 붐 이끌어

추민선 기자 기자  2024.08.26 11:2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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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순당의 전통주 해외수출은 1987년 '생쌀발효 동동주'를 미국 교민대상으로 수출하며 시작됐다. 현재 미국와 일본, 동남아를 넘어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전세계 50여개 국가에 수출하며 우리 전통주의 우수성과 음식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 23일 방문한 강원도 횡성 국순당 양조장에서는 쉼 없이 국순당의 백세주와 다양한 종류의 막걸리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국순당 횡성 양조장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전통주 생산시설이다. 국순당은 1970년 설립한 '한국 미생물 공업 연구소'를 전신으로 한다. 당시 술을 빚는 발효제인 누룩을 생산하는 회사였다. 이후 1992년 전통주인 백세주를 선보이면서 사명을 '국순당'으로 변경했다. 강원도 횡성 양조장은 2004년 6월 준공된 곳으로, 탁주와 약주 등 70여 종의 우리 술이 생산된다.

여기서 생산되는 백세주와 생막걸리 등 주요 제품은 국순당만의 기술인 '생쌀발효법'으로 빚는다. 


'생쌀발효법'은 고려시대 명주인 백하주의 제법을 바탕으로 국순당이 복원한 특허 기술로 술이 완성될 때까지 높은 열을 가하지 않고 가루 낸 생쌀과 상온의 물을 그대로 사용한다. 열을 가하지 않아 영양소 파괴도 적을 뿐 아니라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이 다량 함유돼 있다. 또한 일반적인 제법인 고두밥을 짓는 과정이 필요 없어 에너지 절감효과가 80%가량에 이르고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최소화한 친환경적 저탄소 제법이다.

발효실에서는 이러한 생쌀발효법 공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건물 3층 높이의 거대한 탱크가 줄을 지어 있는데, 각각의 탱크에는 백세주나 막걸리가 숙성되고 있다. 탱크당 용량은 4만 리터(L)다. 탱크당 백세주 12만5000병, 막걸리 13만 병에 달하는 규모다. 발효실에는 이러한 발효 탱크가 34기가 있다. 이렇게 제조된 술은 살균 과정을 거쳐 병으로 주입된다. 병 역시 내부 세척 후 안전하게 밀봉된다.

또한 국순당 횡성양조장은 지난 2016년 횡성양조장에서 생산중인 전체품목에 대한 HACCP(해썹, 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인증을 받았다. 생산제품의 원료-제조-유통의 전 과정에 대한 위해요소 관리 심사평가 결과 최종 적합판정을 받은 위생적인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박민서 국순당 혁신사업본부 기업마케팅 팀장은 "지난해 11월에는 국순당 횡성양조장은 온실가스 저감, 오염물질 최소화, 에너지 자원 효율 제고 등 친환경 공장으로 전환하는 '스마트 생태공장 구축 사업'을 완료했다. 온실가스 감축 등의 효과는 소나무 2,500여 그루 식재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순당은 좋은 술은 좋은 자연에서 빚기에 더 깨끗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스마트 생태공장을 구축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ESG활동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50여 개국 수출...전체 생산량 20% 수출용 제품 

국순당 양조장은 총 3개의 생산라인이 가동한다. 메인라인은 백세주와 막걸리이며 밀티라인은 막걸리와 약주, 탄산라인은 페트병이나 캔 형태의 막걸리가 제조된다. 하루 생산량만 백세주 86만4000병, 막걸리 30만2400병 정도다. 전체 생산량의 약 20%는 수출용 제품으로 구성된다. 

박선영 국순당 생산본부 본부장은 "주 5일 중 하루는 약주, 4일은 막걸리를 제조하고 추석이나 설시즌에는  주 2회 약주를 생산한다. 3개 라인 중 막걸리는 계속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량에서도 알 수 있듯, 국순당이 주력으로 밀고 있는 제품군은 막걸리다. 국순당은 1993년에 대한민국 최초로 캔막걸리 '바이오탁'을 개발했고, 2009년에 국순당 특허기술인 '막걸리 발효제어기술'을 적용한 '국순당 생막걸리'를 출시하며 막걸리 붐을 이끌었다.

'발효제어기술'은 생막걸리 내 살아있는 효모의 활성을 조절하고 외부 공기의 유입을 차단하는 국순당의 특허 기술이다. 이를 통해 생막걸리 특유의 몸에 좋은 식물성 유산균이 오랫동안 살아 있도록 개발했다. 이 기술의 개발로 막걸리 유산균의 발효를 제어해 완전 밀폐 캡을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생막걸리의 유통기한을 30일 이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호주, 유럽 등 국가에 막걸리를 수출이 더욱 용이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박 본부장은 "막걸리 내 미생물활성화 억제 기술을 통해 유통 과정의 한계를 조절했다. 이 기술을 통해 미국에 이어 남아프리카 등 다양한 국가에 수출이 가능하게 된 것"이라며 "수출 역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순당은 2020년에 전통주 업계 최초로 5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이후 1년 만인 2021년에 7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3년 연속 수출액 1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국내 전통주 업계 수출을 선도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국순당의 해외 매출 성장률은 크지 않았지만 2021년 이후 해외매출은 100억원대로 뛰어올랐다"라며 "미국과 일본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이 높으며 최근 들어 한류문화의 인기를 타고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권의 매출 성장률이 높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막걸리 시장 개척...우리 술 복원 사업도 

국순당은 막걸리 시장에 프리미엄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2018년 국내 최초로 유산균 강화 막걸리인 '1000억 유산균 막걸리'를 출시한 이후 2020년에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 페트와 캔 제품을 선보이는 등 유산균을 활용한 '1000억 유산균 막걸리' 시리즈 제품을 선보였다. 

국순당은 장내 유해균 증식 억제와 장 활동 활성화 등의 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물성 유산균을 자주 마시는 막걸리에 담아 생활 속 음용만으로도 소비자가 유산균의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하고자 '1000억 유산균 막걸리'시리즈를 개발했다. 


'1000억 유산균 막걸리'는 판매가가 3000원대인 프리미엄급 막걸리임에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고, 그 이후 2020년 새롭게 출시된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까지 인기를 끌며 '1000억 유산균 막걸리' 시리즈는 매년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 

국순당은 이외에도 대박, 옛날 막걸리 古, 국순당 쌀바나나(일명 바나나 막걸리), 국순당 쌀복숭아(일명 복숭아 막걸리), 국순당 쌀 단팥, 복원주인 이화주 등의 막걸리를 생산하고 있다. 

앞서 국순당은 고려시대 백하주의 제법을 복원해 탄생한 백세주를 통해 우리술의 가치가 소비자와 공감할 수 있음을 알고, 옛 문헌에만 존재하고 맥이 끊겨 잊혀진 우리 술을 되살리고 잊혀진 음식 문화를 복원하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우리 술 복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우리 술 복원사업'을 통해 되살린 복원주를 '법고창신' 브랜드로 선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백세주 이외 △창포주 △이화주 △자주 △신도주 △송절주 △소곡주 △동정춘 △약산춘 △미림주 △상심주 △쌀머루주 △진맥소주 △부의주 △백하주 △석탄향 △한산춘 △송화천로주 △청감주 △사시통음주 △신선고본주 △유하주 △삼합주 △옥수수술 △불술 등 25가지 전통주를 복원했다. 

복원 과정을 통해 몸으로 부딪치며 체득한 조상들의 발효과학의 노하우는 국순당의 새로운 전통주 개발의 밑바탕이 됐다. 특히 복원한 전통주에 대한 담그는 방법은 일반인에게도 공개해 우리 술의 대중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국순당의 복원주 사업을 통해 복원된 이화주, 송절주 등은 전통주 업계에서도 따라 출시하는 등 전통주의 다양성을 통한 시장 확대에 국순당 우리술 복원사업이 기여하고 있다.

우리술 역사ᆞ문화 체험공간인 '주향로(酒香路)' 운영 

국순당은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횡성양조장' 내에 '주향로'라는 이름의 우리술 역사ᆞ문화 체험 공간을 운영중에 있다. 국순당 주향로(酒香路)는 '술 향기 가득한 길'을 의미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우리술 양조장인 횡성 양조장 견학을 통해 올바른 우리 전통술 문화를 알리기 위해 지난 2005년부터 운영중이다. 

주향로는 양조장 2층에 위치해 첨단 설비를 갖추고 전자동으로 생산되는 전통주 생산라인을 견학로를 통해 이동하며 볼 수 있으며 술을 빚던 옛 도구 등 전통주 관련 물품들이 전시돼 있어 우리술 관련 과거와 현재를 한꺼번에 체험하고 갓 생산된 막걸리와 약주 등 다양한 전통주를 맛보며 비교 시음 체험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전통주도 첨단시설에서 위생적으로 생산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양조장 2층의 생산라인 쪽 벽면을 유리로 시공해 양조장 전체 모습을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전통주 관련 전시물도 눈길을 끈다. 신라 귀족들의 술자리 놀이기구인 주령구 모형과 조선시대 술병부터 50여년전 막걸리 병, 누룩 틀 등 술을 빚던 옛 도구 등이 우리 술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이외에도 과거 각 지역에서 생산된 전통주를 소개하는 전통주 지도는 우리나라 가양주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야외에는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술 담그던 옛 항아리 등이 전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