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유한양행(000100) 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가운데, 23일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가 "제2, 제3의 렉라자 탄생을 위해 연구개발(R&D)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유한양행은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FDA 승인 이후 유한양행의 경영방향'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조 대표는 "앞으로 유한양행은 이번 성과를 회사 발전의 이정표라고 생각하고 제2, 제3의 렉라자 탄생을 위해 더욱 R&D에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그간 매출의 20% 이상을 R&D에 투입해 왔다. 올해 R&D 예산은 2500억원이다. 유한양행은 'R&D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향후 신약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신약 후보 도출에 매진할 분야로 △표적 항암제 △면역항암제 △심혈관·신장·대사질환 △면역염증질환 분야를 꼽았다. 유한양행은 총 12개의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지난 21일 미국 FDA는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정맥주사(IV) 제형과 유한양행의 렉라자 병용요법을 비소세포 폐암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 이번 승인은 항암 분야에서 국내 의약품이 FDA 허가를 받은 첫 사례다.
이번 FDA 승인에 있어 유한양행의 역할보다 존슨앤드존슨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병용요법'도 얀센이 고안했다. 하지만 유한양행은 이번 경험이 향후 지속적인 글로벌 승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유한양행은 앞으로도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고셔병 치료제의 경우 단독 진행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고셔병은 신체 장기 및 기관 내 노폐물질이 축적되는 희귀 유전병이다.
조 대표는 "다른 물질은 임상 비용도 많이 들고, 이리 힘으로 갈 수 있는 기술력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렉라자처럼 끝까지 상용화 의지가 있는 글로벌 회사와 파트너를 맺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상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고셔병 치료제는 우리 손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렉라자 관련 구체적인 상용화 일정이나 매출 규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사장은 "글로벌 판권은 존슨앤드존슨에 있고, 우리는 한국 판권만 소유한다"며 "여러 국가에서 어떻게 마케팅될지는 존슨앤드존슨이 결정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미국에서 상용화가 되면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을 받고, 유럽과 일본, 중국에서도 될 경우 마일스톤이 들어 온다"며 "렉라자 사용권에 대한 로열티를 받게 돼 있다"고 부연했다.
조 대표는 최근 자회사 유한화학의 핵심 원료(API) 생산시설 증축 관련 질문에 "글로벌 회사가 유한화학에 API 심사를 많이 맡기는 등 실력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미중 관계로 미국 글로벌 회사가 한국을 많이 찾고 있어 케파(CAPA·생산능력)이 모자라서 늘렸다"고 알렸다.
한편 렉라자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얌 치료제다. 국내 바이오기업 오스코텍(039200)이 개발해, 2015년 오스코텍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사가 유한양행에 기술수출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렉라자 임상 1상을 진행하던 중 얀센에 글로벌 개발·판매 권리를 총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