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은행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높이 평가하며 당분간 효과를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안정을 전제 조건으로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창용 한국은행(이하 한은) 총재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 총재는 "현 상태에서 금리를 동결한 이유는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할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와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등의 대책을 내놓았는데,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날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는 정부가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감에 대한 문제를 인식해 과거보다 빠르게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 총재는 "이번에 정부가 굉장히 현실적이고 과감한 정책을 많이 발표했다"며 "특히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우리나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번 금리 동결에는 국내 상황 외에 글로벌 시장의 변동도 영향을 미쳤다. 이번주 개최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잭슨홀 미팅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일본 중앙은행 총재의 의회 기자회견 등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는 "미국 경기 흐름과 엔캐리 자금 청산 재개 여부 그리고 국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좀 더 점검해 봐야 할 것 같다"며 "따라서 이번에는 금리를 동결하고 위험 요인들을 점검해 본 뒤 향후 정책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은 통화정책의 가장 큰 목표인 물가안정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물가상승률은 지난달 2.6%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2%대를 유지했다. 한은의 목표치인 2%에 다가서고 있다는 평가다.
이 총재는 "8월 이후의 흐름을 보면 당분간 물가상승률은 2%대 초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가성장률이 목표 수준에 수렴하리라는 것에 대해서 조금 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물가 수준만 봤을 때는 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수렴할 것으로 예상되자,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이번에 저를 제외한 금융통화위원 6명 중에서 4명이 앞으로 3개월간 3.5%보다 낮은 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말했다.
이어 "이 4명은 기본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보이고, 부동산 관련 정부 정책들도 발표된만큼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