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민의힘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드라이브 건 가운데, 22일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금투세 폐지를 '민생정치회복 1호'로 하자고 제안했다.
한 대표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내 자본시장과 개인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정책 토론회'에서 "민주당이 이 문제(금투세)에 대해 굉장히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고 본다"며 "금투세 폐지를 민생 정치 회복 1호로 삼자는 제안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도 유예를 이야기하고 원천징수를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99%의 분노를 느끼고 있는 것"이라며 "민주당도 엑시트(출구)를 찾아야 하는 것 아니겠냐, 99%를 적으로 돌리고 어떻게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한 대표는 자본시장에서 '시그널'이 중요한 만큼, 여야가 '내년 1월1일 금투세 시행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 대표는 당초 25일로 예정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회담에서 금투세 폐지 합의를 이끌 계획이었으나, 이 대표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며 일정이 연기됐다.
한 대표는 "회담에서 금투세 폐지 합의를 어떻게든 이끌어 보려했는데 이 대표가 코로나에 걸려서 회담이 미뤄져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민주당도 원천징수 문제가 있고, 내년 1월1일 이대로 시행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 같은데 여야가 확실한 입장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 대표가 코로나를 일주일, 이주일 앓으시겠냐"며 "그 다음에 만나 제일 먼저 이 이야기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내년 1월 도입 예정인 금투세는 주식·파생상품·채권 등 투자 이익에 매기는 세금이다. 상장주식은 5000만원 이상 매매 차익을 남긴 경우 세금이 부과되고, 해외주식·비상장주식·채권·파생상품은 금융소득을 250만원 넘기면 과세된다. 세율은 3억원 이하는 20%, 3억원 초과시 25%다.
국민의힘이 개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한 대표 외에도 추경호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여당 지도부들과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조만희 기획재정부 소득법인세정책관 등 당정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밖에 학계, 업계 인사와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회장 등 투자자들도 자리 해 금투세 폐지에 목소리 높였다.
김선명 한국세무사회 부회장은 "금투세가 소득에 잡혀서 많은 인적공제를 받던 사람이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며 "금투세 시행 시 건강보험에 반영돼 부과되는 문제도 있어 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투세는 이중과세 문제가 있고, 원천징수에 따른 유동성 문제가 있어 세제 측면에서 폐지해야 한다"며 "시장 측면에서는 기업금융에서 가장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만희 기획재정부 소득법인세정책관은 "가령 사모펀드에 부동산을 담았다면 매년 배당이 거의 없고 해지 환매 단계에서 세금이 발생하고, 반면 사모펀드에 주식을 담으면 환매보다 배당이 많아진다"며 "사모펀드 중 환매가 많을 경우 금투세 도입되면 세부담이 경감된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아저씨'로 알려진 박순혁 작가는 "현재 사모펀드는 630조원으로, 이 중 금투세 도입으로 세금이 생기는 상장 주식 투자 사모펀드는 20조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600조원은 금투세 도입 시 절세 효과가 생긴다"며 "민주당이 이쪽과 관련돼 사모펀드 세금을 깎아주기 위해 금투세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같은 '사모펀드 결탁' 의혹에 법적 대응을 시사하며 반박하고 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15일 자신의 블로그에서도 "개인의 명예훼손을 넘어 거짓말로 국가의 주요한 정책을 무산시키려 하고 있는 만큼 법률 검토를 거쳐 엄정한 법적 책임을 묻는 등 강력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