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KB증권과 토스증권이 웹트레이딩시스템(WTS) 모방 논란에 재판장에 섰다. 디자인을 베꼈다는 KB증권 주장에 토스증권은 "교과서적으로 사용되는 디자인"이라고 강조하는 가운데, 증권업계도 KB증권 대응이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21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0 민사부(임혜지 부장판사)는 KB증권이 WTS 유사성을 놓고 토스증권을 상대로 청구한 '부정경쟁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1차 심문을 열었다.
이날 KB증권 측 변호인은 "KB증권의 WTS '마블 와이드'는 국내 최초로 출시한 상품으로, WTS 유저 인터페이스(UI)는 11개월동안 약 4억5000만원의 비용을 들여 만들었다"고 변론했다.
KB증권 측은 기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의 '바둑판 식' 배열 한계를 벗어나 정보제공 직관성과 시의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WTS의 UI를 1단·3단 혼합식으로 배치하고 뉴스 페이지를 접이식으로 적용했으며 하나의 화면 내에서 여러 정보를 스위칭할 수 있는 기능 역시 KB증권이 독자 개발했다"고 말했다.
반면 토스증권은 KB증권의 WTS가 공개되기 이전부터 개발에 착수했다는 점을 피력했다. 토스증권 측 변호인은 "2020년 7월부터 WTS 개발을 내부적으로 검토 했으며 2023년 1월에 정기 이사회 승인을 통해 개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실제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유저들의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받았다"며 "전체적으로 독자적으로 개발한 결과물이기 때문에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사용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WTS UI 개발인력만 19명에 달하고 개발 비용도 KB증권보다 훨씬 더 많은 19억원을 투입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토스증권은 WTS 화면 구성이 유사하다는 KB증권의 주장에 대해 다른 서비스에서 교과서적으로 사용되는 디자인·기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이 '이례적'이라는 시각이다.
증권업계 WTS는 기능이 유사하고 같은 인터페이스를 공유해 적정 수준의 벤치마킹을 문제 삼고 있지 않다.
최근 WTS의 접근성·편의성이 재평가되면서 증권사들도 재도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표절·차별 조치 등의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능이나 인터페이스가 유사하기 때문에 특별하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심문에서는 소명자료 제출 없이 양 측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종료됐다. KB증권이 준비한 프레젠테이션 등 소명자료가 토스증권 측과 공유되지 않아 다음 기일 때 제출하기로 하면서다. 다음 심문은 오는 10월16일 오전 10시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