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청년층의 취업 의지 하락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는 이와 상반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고등학생부터 군인까지 다양한 청년들이 박람회를 찾아 금융권에 대한 관심과 열의를 드러냈다.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1관에서 '2024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가 개최됐다.
이날부터 양일간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역대 최다 규모인 78개사가 참가하며 기대를 모았다. 슬로건은 '청년의 도약, 금융과 함께'로,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을 금융권이 돕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만 청년층 취업 의지가 하락하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표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중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청년은 44만3000명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만2000명 늘어난 것으로 7월 기준 역대 최대치다.
같은 기간 청년층 고용률도 지난해보다 0.5%p 감소한 46.5%을 기록했다. 청년들이 일자리는 물론 취업할 의지조차 잃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날 박람회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은행부터 증권, 보험, 카드, 캐피탈까지 금융인을 꿈꾸는 청년들이 아트홀을 가득 채웠다.
주최 측도 현장면접과 모의면접에 더해 고졸채용상담, 청년창업상담, 금융브랜딩 컨퍼런스, 해외취업상담 등 금융권 취업 준비를 도울 다양한 현장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이뿐만 아니라 면접과 자기소개서, 이미지메이킹 컨설팅도 준비돼 청년들 입장에서 금융권 취업에 있어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단단히 준비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제공했다.
다양한 기회가 주어진 만큼 박람회를 찾은 청년들의 복장도 교복, 군복, 정장 등으로 나뉘었지만, 이들 모두 금융권과 취업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다를게 없었다.
고등학교에서 단체 관람을 온 A씨는 금융권을 희망하는 이유로 '안정성'을 꼽았다.
A씨는 "안정적인 직업을 우선으로 찾다보니 금융권에 관심이 생겼다"며 "많은 학교 선배들이 은행에 취업한 점도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각잡힌 군복과 베레모가 인상적이었던 B씨는 전역 이후를 생각하던 중 예전부터 흥미가 있었던 금융권을 알아보기로 결정했다.
B씨는 "특성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다니다 입대했다"며 "복무기간이 100일도 채 안남은 상태에서 전역 후 앞날에 대한 계획을 다시 한번 세우기 위해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나은 직장 생활은 물론 이번부터 주식이나 저축 등에 흥미가 있었기 때문에 해당 업무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정장을 잘 갖춰입은 채 하나은행 채용 설명회에 참석했던 C씨는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권 전반을 둘러보고 있다"며 "일전에 보험설계사를 잠깐 했었는데 영업을 더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금융권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권은 블라인드 채용이 타 업계보다 활성화됐다는 장점이 있다"며 "늦은 나이일수도 있겠지만 더 높은 연령대에 입사한 경우도 있는 만큼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장에서 참석자들을 바라보는 금융사 직원들도 금융권 취업에 대한 청년층의 높은 관심을 느끼고 있었다.
채용 설명회를 안내 중이던 현대해상(001450) 직원은 "기본 안내를 우선으로 하고 있지만 희망 직무를 이미 정해놓는 등 자세히 알아보고 온 청년들이 많다"며 "현업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등 자세한 부분에 대한 질문도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람회가 열리는 아트홀 가장자리에 위치한 계단이 눈길을 끌었다. 2층으로 이동이 주 목적인 계단이겠지만 이날만큼은 면접을 대기하는 청년 구직자들로 가득했다.
이들로 인해 이동이 불편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준비해온 자료를 한번 더 살펴보고, 쉼없이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모습에 그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