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민연금공단이 한미약품(128940)의 지분 보유 목적을 기존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변경했다. 이번 국민연금의 지분 보유 목적 변경에 대해 한미약품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예고한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한미약품 지분을 9.95%에서 9.43%로 줄였다고 공시했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은 한미약품 투자 목적을 기존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지분 보유목적은 주주권 행사의 적극성에 따라 단순 투자, 일반 투자, 경영 참여 등 세 가지로 나뉜다. 단순 투자는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관여하지 않는다. 일반 투자는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이사 선임 반대나 배당 제안, 위법 행위 임원에 대한 해임 청구 등 보다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또 비공개 대화를 거부하는 등 개선 여지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공개서한도 발송할 수 있다.
그간 국민연금은 한미약품그룹을 둘러싼 임종윤·종훈 형제와 모친 송영숙 회장, 장녀 임주현 부회장 간 분쟁에서 모녀 측 손을 들어줬다.
국민연금은 지난 6월 임종윤 한미사이언스(008930) 이사와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을 한미약품 이사로 선임하는 건에 대해 반대했지만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고 이들 모두 이사로 선임됐다.
그러나 한미약품그룹의 개인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지난달 모녀 측과 의결권 공동 행사 등 '3인 연합'을 구성한 데 이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확대를 위한 임시 주총 소집을 청구하면서 주주 간 표 대결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국민연금의 이번 한미약품 지분 보유 목적 변경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일반투자로 변경하면서 앞으로는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한미약품그룹 측에 자료 등을 요청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한미약품그룹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겠다는 의도로 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약품그룹은 여전히 경영권 분쟁이 남아 있는 상태"라며 "향후 이사회를 비롯해 임시 주총까지 이어질 경우 해당 안건에 대한 명확한 판단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일반투자로 투자목적을 변경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측은 "개별적인 종목의 투자 목적을 변경하는 사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며 "특정 건에 대한 입장은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