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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22일부터 KB금융·국민은행 정기검사 착수

홍콩 ELS 불완전판매·배임 등 고강도 검사 예고…검사 인력 40여명으로 확대

박대연 기자 기자  2024.08.20 15: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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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KB금융지주(105560)와 국민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나선다. 3년 만에 이뤄지는 이번 정기검사는 그간 금융 사고가 잇따랐던 만큼 내부통제 운영 실태를 중심으로 강도 높은 점검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22일부터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금융·국민은행 본사에서 정기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검사 기간은 6주로, 오는 10월3일까지 진행된다.

금감원은 통상 3년 주기로 특정 금융회사에 대한 정기 검사를 진행한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021년 6~7월 KB금융과 국민은행에 대해 정기검사를 실시했으며, 고객 신용정보 부당 이용, 펀드 및 신탁 불완전판매 등이 적발돼 기관 경고와 과태료 16억1640만원, 임직원 65명에 대한 견책·주의 조치 등을 부여했다.

이번 정기 검사는 총 40명 안팎의 인력이 투입된다. 통상 금융사 정기 검사에 30명 내외의 인력을 투입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늘어난 규모다.

금감원 관계자는 "핀셋검사와 달리 정기검사에서는 원래 전반적으로 다 살펴보게 돼 있다"며 "최근 금융권 이슈가 워낙 많은 만큼 더 들여다 봐야 하는 부분은 보다 꼼꼼하게 들여다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방금융지주 정기검사 이후 올 연말에 KB금융에 대한 정기검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최근 내부통제 이슈가 꾸준히 불거진 점 등을 고려해 하반기 첫 타자로 순서를 바꿨다.

이번 정기검사에서는 홍콩 H지수 ELS를 비롯한 고위험 투자상품 전반에 대한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은 대규모 손실 논란을 빚은 홍콩ELS 상품을 8조1972억원 규모로 가장 많이 판매했다. 금감원은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서 내부통제가 적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대출 관리, 여신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검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에선 지난해 증권대행 부서 소속 직원이 미공개 정보 이용을 통한 127억 부당이익 취득과 올해 은행 직원의 100억대 대출 부풀리기 등 500억원에 육박하는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금감원은 은행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금융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 이번 현장검사를 통해 금융사고가 발생하는 근본적 원인을 찾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가계대출도 점검 대상이다. 국민은행은 은행권에서 가계대출 잔액이 가장 많다. 현재 금융당국에서 은행권에 가계대출 자제를 요청하고 있기에 가계대출 약정 위반 사례 등을 따져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금감원은 최근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과 관련해 지배구조 문제가 재부상한 만큼 최고경영자(CEO) 선임 및 경영승계 절차, 이사회 운영 실태 등 지배구조 측면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금감원 점검과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잦은 금융사고로 금융권 내부통제 이슈가 꾸준히 거론되고 있어 금감원에서 원인파악을 위해 칼을 빼든 모습"이라며 "5대 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연말 만료되기에 이번 검사 결과가 거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