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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보험 강점' 메리츠화재, MG손보 5차 입찰도 참여할까

낮은 가격·강점 강화 측면 매력…예보 "다양한 가능성 열려 있어"

김정후 기자 기자  2024.08.19 17: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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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MG손해보험 인수전에 '깜짝 등판'한 메리츠화재(000060)가 실제 인수까지 이어갈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그럼에도 메리츠화재가 5차 입찰에도 참여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특히 양사 모두 장기보험 비중이 높다는 점이 주목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MG손보의 4차 입찰은 매각주관사, 법률자문사의 검토를 거친 끝에 결국 불발됐다. 이번 입찰은 앞서 참여했던 사모펀드 두곳 외에도 메리츠화재가 등장해 화제를 낳았다.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최대 실적을 내며 손보업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메리츠화재가 참여하자 업계는 물론이고 노동조합도 의문을 표했다. 인수로 인해 얻을 이익이 크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에 메리츠화재가 입찰에 다시 참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보험업계는 지난 4차 입찰 당시에도 메리츠화재 등장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한 바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포트폴리오를 늘리기 위한 목적이라면 생명보험사를 인수하는 게 낫다"며 "MG손보의 점유율은 1%가 채 안되기 때문에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차원에서도 별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메리츠화재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요소는 남아있다. MG손보를 위탁받은 예금보험공사가 인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공적자금 지원과 함께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을 허용한 점이다.

이에 부실 자산이나 후순위채 등 위험 부담은 덜어내고 인수의 주목적이 되는 우량 자산만 사들일 수 있게 됐다. P&A는 인수회사의 자산은 물론 부채까지 전부 안고 가야하는 지분매각(M&A)과 달리 선별적 인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P&A 방식으로 인수될 시 부실 자산은 예보가 청산해야한다. 예보는 이같은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MG손보의 인수합병 시장 내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여기에 메리츠화재는 MG손보를 선택함으로써 장기보험 강점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손보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메리츠화재 보험 포트폴리오에서 장기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원수보험료 기준 87.2%에 달한다. MG손보도 장기보험에 있어 92.2%에 이르는 높은 비중을 보인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5년 이후로 장기보험 중심의 매출 확대 전략을 펼쳐왔다. 이번 상반기에도 보험손익 가운데 장기보험 손익이 1500억원 이상 늘며 회사 전체의 호실적을 견인했다.

김용범 메리츠지주 부회장이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한 발언도 주목된다. 

김 부회장은 지난 14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MG손보 인수건을 두고 "적절한 가격인지,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지, 리스크 규모와 성격이 감당 가능한지 등을 세밀하게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가 '장점 강화' 관점에서 인수에 나설 경우, 걸림돌로 작용해왔던 몸값도 큰 문제가 아니게 된다. 

MG손보의 몸값은 인수가에 더해 건전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필요한 자본까지 총 1조원 가량으로 관측된다. 낮은 가격은 아니지만, 또다른 매물인 롯데손보의 대주주 JKL파트너스가 인수를 위해 요구하는 가격인 2~3조원 대비 비교적 저렴하다. 여기 더해 예보가 내걸은 4000억원 가량의 공적자금 지원도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예보는 5차 입찰부터는 수의계약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수의계약이란 경쟁이나 입찰에 의하지 않고 상대를 임의로 선택해 체결하는 계약이다. 

경쟁 상대가 없기 때문에 공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으나 '4수'까지 왔음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MG손보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결정이다.

예보 관계자는 "수의계약으로 경영권 매각을 진행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관련 내부 기준과 절차를 마련한 뒤 추진할 계획"이라며 "입찰에 참여했던 3개사는 물론 새로운 회사가 매수자로 나설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재입찰 참여 가능성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