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양종희·함영주 회장님, 주주총회에서 콜센터 상담사들의 처우를 돌아보겠다고 한지 반년이 지났습니다. 국민은행·국민카드와 하나은행 고객을 진정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노동조합을 만나 함께 해결점을 찾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금융권 콜센터 상담사들로 이뤄진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든든한콜센터 지부는 12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김현주 든든한콜센터 지부장은 "양종희 KB금융그룹(105560) 회장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국민은행과 국민카드 콜센터 처우개선 필요성을 검토하겠다 했으며, 함영주 하나금융그룹(086790) 회장은 지난 5월 하나은행 콜센터 처우 개선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회장의 발언 이후에도 콜센터 현장은 바뀐 것이 없다"며 "국민은행·국민카드·하나은행 콜센터 직원들은 여전히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고, 계약 해지 등 고용불안에 노출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상 금융권 콜센터는 정규직이 아닌 용역업체 소속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 상담사들은 원청인 금융회사가 정규직으로 고용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KB국민은행이 지난해 콜센터 용역업체를 6곳에서 4곳으로 줄이면서 약 240명의 상담사가 실직 위기에 처했다. 4곳의 용역업체가 상담사들을 고용승계 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언제든 대량 실업 위기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상담사들의 불안이다.
상담사들은 고용뿐 아니라 처우에 대한 문제도 거론했다. 든든한콜센터 지부에 따르면 국민은행·하나은행 콜센터의 용역업체인 KS한국고용정보가 상담사들과 단체교섭을 피하고자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했다. 이에 대해 지방노동청은 각하 결정을 내렸다.
김 지부장은 "지방노동청이 KS한국고용정보의 불법행위를 인정한 것"이라며 "양종희·함영주 회장이 언급했던 '콜센터 노동환경 처우개선'의 책임과 결정은 금융회사인 원청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두 회장은 용역회사의 부당노동행위에도 제재를 가하고 있지 않다"며 "향후 이들 용역업체가 금융권 콜센터에 재선정될 경우 그룹사 회장들의 처우개선 발언은 허울뿐인 거짓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해 원청인 금융회사가 상담사 처우 개선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정치권이 금융권 콜센터 하청구조·처우 개선에 힘을 보태겠다는 선언이다.
박 의원은 "콜센터 노동환경의 여러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노동문제를 이야기하고 해결할 창구가 없다는 것"이라며 "노동자들이 도급회사 고용주에게 이야기하면 금융회사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회피하고, 금융회사는 노력하겠다는 말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청인 금융회사는 콜센터 하청구조 개선과 처우개선을 위해 공공성 있는 금융기관으로서 책무를 다해야 한다"며 "금융 콜센터 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가 함께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