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한 가운데, 기업대출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대기업이 경영에 필요한 운전자금을 대출받은 영향이다.
12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에 따르면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304조7000억원이다. 전월 말 대비 7조8000억원이 늘었다.
은행 기업대출 증가폭은 올해 4월 11조9000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6월(5조3000억원)까지 축소됐다. 하지만 지난달 다시 7조원 이상으로 확대된 셈이다.
지난달 기업대출 증가세는 대기업 대출에 기인한다. 대기업대출은 4조4000억원 늘어 증가 규모가 전월(7000억원) 대비 크게 확대됐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 증가 규모는 지난 6월 4조6000억원에서 지난달 3조4000억원으로 축소됐다.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 규모가 5000억원 늘었지만, 중소법인 대출 증가 규모가 1조9000억원 줄어든 영향이다.
아울러 시장금리 하락도 기업대출 증가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대출 기준금리에 활용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는 지난달 말 기준 3.43%로 전월 말 대비 0.16%p 하락했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차장은 "대기업 대출은 반기 말 일시 상환분 재취급 등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며 "중소기업 대출은 일부 은행들의 기업대출 영업 강화와 납부 수요 등으로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분석했다.
기업대출과 달리 가계대출은 증가세가 3개월 연속 둔화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5조5000억원으로 전월 5조9000억원 대비 축소됐다.
다만 한은은 서울 주택 거래량이 늘면서 향후 가계대출 증가세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월 기준 2만3000호로 전월 대비 5000호가 늘었다.
박 차장은 "보통 주택 거래가 이뤄지면 두세달 정도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 실행으로 연결된다"며 "지금까지 집계된 추세로 봤을 때 7월에는 (아파트 거래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가계대출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앞으로 증가세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