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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에 아날로그 떠오르는 이유...인스탁스, 양양 서피비치서 MZ세대 '정조준'

추민선 기자 기자  2024.08.10 14:4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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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수백장 스마트폰 사진 대신 한장 필름 사진에 추억을 담아가는 건 어때요?"

모든 것이 터치 한 번으로 실현되는 시대 아날로그를 내세운 기업이 있다. 한국후지필름의 인스탁스다. 인스탁스는 찍으면 바로 사진이 인화되는 '즉석 카메라'다. 1998년 론칭 이후 2002년 연간 판매 대수 100만 대를 달성하는 등 2000년대 초반까지 인기였으나 스마트폰 보급으로 관심도가 흩어졌다가 최근 MZ세대 트렌드 상품으로 부상했다. 

즉석 카메라가 대단한 사양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다. 무형의 파일 대신 유형의 사진을 소장용으로 소유하고 싶은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즉석 카메라 시장 규모는 2030년 약 3877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직관적인 아날로그가 주는 불편함은 오히려 MZ세대에게 신선함과 특별함이 됐고, 디지털에 피로감을 느낀 기성 세대에게 즉석 사진은 향수이자 추억을 남기는 매개체로 떠올랐다. 최근 인생네컷 등 즉석 사진관이 유행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인스탁스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야외활동 제약에도 실내에서 홈파티를 기록하거나 다이어리 꾸미기로 추억을 담고자 하는 수요가 늘었고 이후 지속 성장세"라고 말했다. 

인스탁스는 이러한 트렌드에 발 맞춰 소비자 마케팅을 확대하고 나섰다. 20·30대에게 가장 핫한 성지 강원도 양양 서피비치에서다. 인스탁스는 내달 1일까지 서피비치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나섰다. 신제품 팝업스토어 등을 통해 MZ세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젊은 이미지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시원한 파스텔 톤으로 꾸민 팝업스토어 공간에서는 최근 출시한 아날로그 프리미엄 카메라인 '인스탁스 미니99'를 비롯해 인스탁스 미니12, PAL, 미니 리플레이 등 다양한 인스탁스 라인업을 체험해 볼 수 있으며 구매도 가능하다. 


공간은 굿즈존과 카메라 DP존, 필름꾸미기 존, 셀피존 등 6가지로 구성했다. 방문 고객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도 전개한다. 방문객에게 인스탁스 한정판 타투 스티커를 제공하고 인스탁스 서피샷에서 촬영 후 SNS에 인증샷을 업로드하면 추첨을 통해 인스탁스 제품을 증정한다.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내세운 덕에 팝업은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다. 현재까지 약 5000여명, 주말 기준 하루 평균 600명이 넘게 방문할 정도로 수많은 인파가 이곳을 찾고 있다. 팝업을 찾은 한 관광객은 "수 백장 스마트폰 사진보다 즉석 사진으로 남기는 추억이 더 특별하다고 느껴진다"며 "카메라 디자인도 아기자기해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 가치가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인스탁스가 강원도 양양군을 택한 것은 타깃 고객인 MZ세대 취향에 발 맞추기 위함이다. 양양은 '한국의 이비자'로 불릴 만큼 젊은 관광객이 몰리고 있는 국내 대표 여름 휴양지다. 지난해 양양군의 방문객 수는 양양군 인구의 570배인 1580만명을 기록했으며 이중 20·30대가 전체의 무려 33.5%를 차지했다. 이 중에서도 서피비치는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서퍼들의 활기찬 바이브를 즐길 수 있는 이국적인 공간으로 변모한 대표적인 MZ세대의 필수 방문 코스로 꼽힌다. 서피비치는 올해 인스탁스뿐 아니라 삼성전자, 한국타이어 등과 활발한 콜라보를 전개하고 있다. 


박준규 서피비치 대표는 "이전까지 양양 여행 목적은 서핑이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비치 요가, 비치 태닝, 비치 짐 등 다양한 레져와 인생샷을 위한 곳으로 인식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행업이 어려운 이유는 공급자보다 소비자인 여행자의 경험이나 정보가 더 많기 때문"이라며 "이에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해 여행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 결과 올 여름 폭우와 폭염에도 방문 수요가 지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인스탁스는 소비자 지향적인 브랜드를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인스탁스 관계자는 "이번 팝업스토어는 타깃 고객들을 직접 찾아간다는 목표로 만든 전략"이라며 "앞으로도 오프라인 마케팅을 지속해 소비자 접점을 강화하고 소통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