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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오프·경선패' 안병길·전봉민...낙하산 논란에도 '침묵'

해진공·BPA 공공기관 차기 사장설...해수부 출신 밀고 정치권에서 '눈독'

서경수 기자 기자  2024.08.09 12: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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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정치권의 공공기관 사랑은 끝이없다. 하태경 전 국민의힘(부산 해운대갑)이 제19대 보험연수원장 후보로 단독 낙점되면서, 자신의 거취를 확보하려는 전직 국회의원들의 공기업 취업 행렬이 줄을 잇는 모양새다.

부산지역은 4·10 총선에서 공천 컷오프와 경선에서 밀려난 현역 의원이 많아 이들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불출마 선언한 하 의원이 보험연수원장 자리를 미리 꿰찼고 뒤이어 전봉민 전 의원과 안병길 전 의원은 각각 부산항만공사(BPA), 한국해양진흥공사(KPBC, 이하 해진공) 등 공공기관 수장에 눈독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언론을 통해 구체적인 기관명에다 자신의 실명마저 거론되는데도 별다른 대응없이 침묵하고 있어 기정사실로 봐도 무방하다는 해석이다. 이미 면접절차를 거쳐 임명권자에 최종결정만 남겨진 상태라고 전해진다. 이 밖에도 김희곤 이주환 전 의원 등의 금융공기업 수장 내정설이 꾸준히 흘러나온다.
  
흔히 '보은 인사'는 그다지 중요치 않은 한직인 경우가 더러 있다. 반면 '낙하산인사'는 요직에다가 전문성과 상관없는 인물을 갖다 꽂는단 이미지여서 종종 비난 여론이 들끓곤 한다. 다만 청문회와 같은 인사 검증절차가 없어 중도 낙마 사례는 극히 드물다.

해진공과 BPA는 부산에 본사를 둔 해양수산부 산하 공기업이다. 우선 해진공은 한진해운 부도 여파로 침체 된 해운업 지원하기 위해 2018년에 출범했다. 해운기업들의 안정적인 선박도입과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고, 해운산업 성장에 필요한 금융·설비인프라·경영지원·정보 서비스 등 제공한다. 유럽과 중국 등 글로벌 경쟁 속에 해양강국 실현을 위한 선박금융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안 전 의원은 기자로 시작해 부산일보 사장을 역임하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에 발탁되었다. 부산 서·동 '보수 텃밭'에서 총선 승리하여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전반기 국회 농·해수위원회 소속이며 당시 해진공은 상임위 피감기관이었다. 현역 의원 시절엔 개인사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되었고 앞서 총선에선 공천 컷오프로 밀려나 재선 도전 꿈이 좌절됐다.

BPA는 컨테이너 물동량 세계 7위, 싱가포르에 이은 전 세계 2위 환적화물을 처리하는 동북아 허브 부산항 운영사이다. 해마다 각국에 항만 관계자들이 앞다퉈 견학 올 정도로 대규모 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부산의 미래가 걸린 최대 프로젝트 중 하나인 총사업 규모 20조의 북항 재개발에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부산항은 인천공항에 버금가는 국가적 자산이다.

전 전 의원은 3선 부산시의원이며, 21대 국회의원(국민의힘. 부산 수영)을 지냈다. 22대 총선에선 장예찬 후보와 당 경선에서 붙어 패했다. 부산지역 유력 건설사 사장을 지냈으며, 한때 부친의 기사 무마 청탁으로 물의를 빚어 무소속으로 있다가 다시 국민의힘에 복당했다. 지역 정가에선 항만 건설 발주 등 자칫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는 반응이다.

현재 BPA(강준석)와 해진공(김양수)에 사장들은 해수부 차관 출신이며 관련 업무에 대해 비교적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다만 최근 물망에 오른 정치권 인사들에 대해선 해양·해운·금융 분야에 비전문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민사회단체 연합은 지난달 18일 긴급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전문성도 없는 낙하산식의 정치적 인사가 선임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부산이 글로벌허브 도시로 발돋움하고 대한민국이 해양강국으로 우뚝 서기 위해 (BPA·해진공)의 차기 사장 선임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