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로 선정산대출을 취급한 은행들이 무리한 영업을 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선정산대출 규모가 가장 컸던 SC제일은행을 대상으로 점검에 나선 상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SC제일은행에 대해 서면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큐텐그룹 계열사인 티몬월드의 선정산대출 한도를 확대할 때 내부통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선정산대출은 은행이 이커머스 입점 판매자에게 판매대금을 먼저 지급하고, 정산일에 이커머스가 정산금을 은행에 상환하는 상품이다. 하지만 티몬·위메프는 정산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대규모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를 일으켰다.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선정산대출을 취급했던 곳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SC제일은행이다.
통상적으로 은행은 대출 등 금융상품에 대해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상품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등으로부터 엄격한 심사와 절차를 거친다.
금감원은 SC제일은행이 티몬월드의 선정산대출을 확대할 때 심사를 생략했는지, 내부에서 리스크 우려가 제기됐을 때 이를 최종 의사결정에 제대로 반영했는지 등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큐텐 계열사에 대한 SC제일은행의 선정산대출 신규취급액은 지난달 25일 기준 3649억1600만원이다. 국민은행은 203억3600만원, 신한은행은 2억8600만원이다.
선정산대출 취급 은행 3곳 중 SC제일은행의 대출 규모는 전체의 94.65%에 해당하며, 대출 잔액 역시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SC제일은행이 선정산대출 한도를 입점 업체 월평균 매출의 1.5~3배로 늘려 대출을 독려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금감원은 SC제일은행의 의혹과 상관없이 대출 취급 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던 만큼 서면점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해 "SC제일은행의 영업정책에 대해 점검 중"이라며 "(은행권 선정산대출 관련) 사실관계를 조금 더 점검한 이후에 가치판단을 내리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SC제일은행은 선정산대출 ‘파트너스론’을 이용한 피해 판매자들에게 대출 기간을 연장 대출이자도 전액 지원한다. 이외에도 대출 만기 추가 연장 등 고객들을 위한 추가 지원 방안 및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