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우리 경제는 ‘지표 따로 현장 따로식’의 움직임을 보여왔다. 정부 고위인사가 흡사 경쟁적으로 나서 ‘실물경제가 나아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낙관적’이라는 발언을 쏟아냈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별로 나아진 것 같지 않다는 반응이 대체적이었다. 이같은 반응은 앞으로의 기대치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에도 드러난다.
박승 한은 총재는 지난 6일 국회 재경위 국감에 출석해 “내년 경제성장률이 5%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며 올해 하반기 및 내년 성장률에 대한 한은의 전망이 유효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발언은 한은이, 그것도 총재가 첫번째로 직접 구제척인 수치를 들어가면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그런가 하면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 전망조사’에서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음을 잘보여주고 있다.
비록 ‘섣부른 판단은 아직 이르다’는 전제를 깔았지만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 기대지수가 전달에 비해 1.9 P 상승한 96.7을 나타내 여섯달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처럼 소비심리가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아직 대내외 변수가 뚜렷한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수출이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과 산업생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은을 비롯한 정부측의 낙관적인 전망은 어디에 근거하고 있는 것일까? 우선 우리나라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경기의 3분기 중 성장률이 19년만의 최고치를 나타낸 점도 정부측의 낙관적 전망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국내적으로는 주가지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시장의 심리가 회복세를 뚜렷이 나타내고 있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아울러 국제적으로는 지난달 이후 유가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진 것도 내수회복세에 청신호로 분석된다.
전우종 SK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전반적으로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 팀장은 구체적인 근거로
“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에 비해 23%가 증가했다”며 “이 같은 추세는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지만, 향후 부동산 가격의 추이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