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일상생활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성범죄의 유형은 성희롱이 아닐까 싶다. 가해자들은 사안의 심각성을 생각하지 못하고 '농담'으로 저지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런데 성희롱이 범죄로서 처벌되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대법원은 성희롱을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다.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1]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해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적 굴욕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성적 언동을 성희롱이라 규정하고 있는 점을 살펴보면 강간이나 강제추행과 같은 직접적인 '터치'가 있는 여타 성범죄보다 범죄로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성희롱을 범죄로 규정한 경우가 얼마 없다. 사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의 경우 아동학대로 의율되어 처벌받는 것을 제외하면 성희롱 그 자체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는 법 규정은 존재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A가 친구사이인 B에게 성희롱을 한 것은 여러 사람이 듣는 장소에서 성희롱을 했다는 사정이 있어 명예훼손이나, 모욕죄가 성립할 지언정 그 자체만으로 추행이나 그 외 비슷한 성범죄의 적용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나마 A가 B의 직장 상사라면 남녀고용평등과 일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적용이 가능하나 이때도 A는 과태료 처분을 받을 뿐이고 이는 형사 처벌이 아니라 전과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결국 그렇다면 성희롱의 경우 명예훼손, 모욕으로 형사 처벌이 되거나 직장 내 성희롱을 이유로 과태료 처분이 내려질 뿐이고 별도로 손해배상의 문제가 남게 될 뿐이다. 다만, 이러한 경우 그 손해배상액이 얼마나 인정될지 여부는 고민이 많이 필요한 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성희롱이 온라인 상에서 이루어졌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연혁판례문헌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20.5.19>
성폭력범죄 처벌법은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언행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경우 처벌하도록 하고 있으며 그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는 의사소통의 상당부분이 IT기기 등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성희롱 범죄가 발생하였을 때는 위 성폭법의 적용을 고려하여 처벌되도록 하는 것이 피해자의 피해회복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기윤 법무법인 사람앤스마트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산재 전문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변호사/ 서울특별시 공익변호사/ 한국소방산업기술원 비상임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