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여름휴가에 돌입한 조선업계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노동조합의 일명 '하투(여름 투쟁)'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여름휴가 이후 노조가 본격적인 하투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009540)과 한화오션(042660)은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8일까지 여름휴가를 갖는다. 삼성중공업(010140)은 지난 5일부터 오는 9일까지다. 조선사들이 같은 기간에 휴가에 돌입한 것은 폭염으로부터 현장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휴가 기간에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노조가 휴가 복귀 이후에 본격적인 하투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오는 13일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다. 앞서 노사는 지난달 중순까지 십여 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입장차만 확인하며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근속수당 1년에 1만원 △정년 연장 65세(임금피크제 폐지) 등이 포함된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했다. 노조는 이미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
한화오션 노조(금속노조 대우조선해양지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미 지난달 거제사업장에서 7시간의 총파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노사 갈등의 핵심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이다. 노조 측은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때 직원들에게 RSU 지급을 약속했다며, 기준 임금 300%에 해당하는 RSU를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지급 기준이 정해져 있고, 이에 충족하지 못해 지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역시 지난달 22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한 상황이다.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갈등이 이어질 경우 여러 노조가 동반 파업할 가능성도 높다.
주요 조선사 노조 단체인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가 오는 28일 동반 파업을 예고했기 때문. 여기에는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케이조선 △HSG성동조선 등 국내 중대형 조선사들이 소속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와 계속해서 교섭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일감이 쌓여있는 상태라, 빠르게 현실적인 타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