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가 국내에서 품목 허가를 획득하며 국내 비만약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식약처 허가를 받은 노보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삭센다'와 '위고비'에 이어 '마운자로'를 비롯해 국내에서도 삼천당제약(000250), 디앤디파마텍(347850), 디엑스앤브이엑스(180400) 등이 비만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일 한국일라이릴리는 마운자로가 체중 관리를 위한 보조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6월 당뇨약으로 허가받은 마운자로가 비만약으로 치료 분야를 확대한 것이다.
회사 측은 "성인 환자의 만성 체중 관리를 위해 저칼로리 식이 요법 및 운동 요법의 보조제로서 주 1회 투여하는 피하주사로 승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승인이 특별한 건 당뇨병 환자가 아닌 일반인도 이 액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질병 치료가 아닌 다이어트를 위한 목적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의미다.
◆마운자로, 삭센다·위고비보다 뛰어나...체중 27% 감량
마운자로 약효는 기존 비만약 시장의 최강자인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다. 임상 3상 시험에서 평균 체중이 105㎏인 성인에게 마운자로 15㎎을 72주간 투여했더니 체중이 최대 22.5% 빠졌다. 84주 투여 임상시험에서는 체중이 평균 26.6% 줄었다.
지난 2018년 출시된 삭센다는 임상에서 평균 8%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지난해 4월 허가를 받은 '위고비'의 체중 감량 효과는 약 15%다. 마운자로가 삭센다와 위고비에 비해 최대 2배가량 높은 감량 효과를 보인 것이다.
마운자로는 인슐린 분비 자극 펩티드(GIP) 수용체와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수용체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치료제다. 이 치료제는 체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포만감을 높이는 방법으로 식전과 식후 혈당을 낮추고 체중과 체지방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또 이 과정에서 포만감을 유지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도 한다. 이에 따라 다이어트, 운동 등으로 체중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비만 환자들이 이 약을 통해 체중 감량에 희망을 걸고 있다.
이에 비해 기존 비만 치료제의 강자로 분류되던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와 위고비는 GLP-1 수용체만 활성화한다.
다만, 마운자로의 국내 출시 시점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해 4월 국내에서 허가받은 위고비도 고질적인 의약품 공급 부족으로 1년 넘게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어들, 비만약 개발 속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비만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달 30일 디엑스앤브이엑스가 경구용 비만치료제의 물질 특허를 조기에 출원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연내 출원을 목표로 했으나, 이르면 올 3분기 내 조기 출원이 가능할 전망이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최근 가장 앞선 단계 물질과 비교에서 동등 이상의 활성을 보이는 우수한 후보물질들의 합성을 완료하고, 혁신 비만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실험 결과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바이오 의약품 국제 특허 전문 변리사와 미팅을 한 결과, 경구용 비만치료제 복수의 물질 특허를 앞당겨 국제 특허 출원을 진행하고 상업화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디엑스앤브이엑스가 개발중인 저분자 GLP-1RA는 펩타이드와 달리 위장관에서 분해되지 않으며, 더 효율적으로 흡수된다. 이는 약물의 효과를 높이고 추가 흡수 증진제가 필요 없음을 의미한다. 저분자 화합물을 더 간단하고 저렴하게 제조할 수 있으며, 안전성 프로파일이 우수해 대규모 사용에 적합하다. 또한, 식사와 관련된 엄격한 시간 조건을 필요로 하지 않아 편리성이 높으며, 이는 환자의 순응도를 높여 전체적인 치료 결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
디엑스앤브이엑스 관계자는 "복수의 물질 특허 조기 출원과 함께 동물시험 등 추가 연구를 병행하면서, 공동 개발 및 조기 라이선싱 아웃 등 다양한 옵션을 고려한 파트너링 협상도 적극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한 일동제약(249420)이 R&D 전담 자회사 유노비아를 통해 GLP-1 계열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 'ID110521156'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으며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내약성과 안전성, 약동학적 특성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삼천당제약은 경구용 GLP-1 비만 치료제로 개량신약 'SCD0506'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비임상을 완료했으며 임상 진입을 준비 중이다. 샤페론도 경구용 비만 치료 후보물질 개발에 성공해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디앤디파마텍은 안전성이 확인된 펩타이드 기반의 경구용 GLP-1 계열 비만 치료제(DD02S, DD03)를 개발하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지난해 4월 미국 바이오텍 멧세라(Metsera)와 경구용 비만 치료제 기술이전(L/O)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약품(128940)은 위고비와 젭바운드보다 뛰어난 체중 감소와 신진대사도 활성화시키는 'HM15275'를 지난 5월 미국 FDA에서 승인받고 임상 1상에 돌입했다.
동아ST(170900)는 현재 미국 자회사인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후보물질 'DA-1726'와 관련해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해당 치료제는 체지방량은 감소하면서 동시에 근육량은 증가하는 결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양행(000100)은 노바티스가 실패한 GDF15를 표적한 비만치료제 'YH34160'과 'YH4086'를 개발 중이다. YH34160의 경우 전임상을 통해 위고비 대비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한편, JP모건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2030년 540억달러(약 74조8062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삭센다·위고비·마운자로의 치열한 경쟁 속에 비만치료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