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국내 배터리업계가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배터리 3사는 각각 다른 대응 전략을 내세우는 상황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SDI(006400) △SK온은 올해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6조1619억원, 영업이익 19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매출 29.8%, 영업이익 57.6% 감소한 수준이다.
삼성SDI의 2분기 실적은 매출 4조4501억원, 영업이익 280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8%, 영업이익은 37.8% 줄었다. SK온은 매출 1조5535억원, 영업손실 460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규모가 직전 분기보다 1000억원 이상 확대됐고, 출범 이래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러한 흐름은 전기차 수요가 줄은 데다, 메탈가격 약세로 판가가 하락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배터리 3사는 돌파구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대응 전략은 각각 다르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한 자릿수 중반 퍼센트 성장'에서 '20% 이상 감소'로 축소했다. 또 IRA에 따른 수혜 규모도 연초 제시한 45~50GWh에서 30~35GWh로 낮춰 잡았다.
이와 함께 애리조나 주 에너지저장장치(ES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전용 생산 공장 건설과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미시간 주 랜싱 3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신규 증설 프로젝트는 시장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조정하되, 증설 램프업(생산량 확대) 속도를 조절해 과잉 투자를 방지할 계획이다"라며 "당분간 전략적으로 필수적인 부분에 한해서만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SK온 역시 공장 라인을 일부 전환하고, 양산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경훈 SK온 CFO는 "하반기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전사 차원의 원가 절감 활동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라며 "생산 및 구매 경쟁력 제고 등 기존의 운영 효율성 개선 노력은 물론이고, 불요불급한 비용 발생이 없었는지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했다.
반면 삼성SDI는 기존에 예정된 투자를 그대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하반기도 전망이 밝진 않지만, 중장기적으로 고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시장 장악력을 위해 투자를 유지하는 기조다.
삼성SDI는 연내 헝가리 법인 증설을 완료하고, 스텔란티스와의 미주 합작법인(스타플러스에너지) 양산 시점을 당초 계획했던 내년 1분기에서 연내로 앞당기기로 했다.
김윤태 삼성SDI 경영지원실 상무는 "이미 확보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와 전고체 전지 및 46파이 등 중장기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상반기 기준으로 이미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투자를 집행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