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이 19조원 넘게 증가했다. 하반기 각국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자 고금리 예금상품에 대한 막차 수요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 예·적금 잔액(7월 말 기준)은 945조11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 925조7608억원 대비 19조3513억원(2.09%) 증가한 수치다.
정기 예금 잔액은 전월(891조1524억원) 대비 18조2282억원(2.04%) 늘어난 909조3806억원을 기록했다. 정기 적금 잔액은 전월(34조6084억원) 대비 1조1231억원(3.24%) 증가한 35조7315억원에 달했다.
올해 월별 정기 예·적금 증가액은 △1월 13조9472억원 △2월 10조3644억원 △3월 -14조7217억원 △4월 5862억원 △5월 17조8544억원 △6월 2조571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3월까지 하향세를 보였지만 4월부터는 증가폭을 확대하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은행 예·적금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 영향으로 낮아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시중은행 1년 정기예금 주요 상품 금리는 전일 3.35~3.45%로 기준금리를 밑도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은행 예·적금이 증가하는 것은 기준금리 인하 예상 시점까지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금 금리 수준이 고점이라는 인식에 '막차'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이하 한은) 총재는 지난달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아울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의장도 지난달 31일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기대대로 하락하고 노동시장 정상화가 계속된다면,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논의될 수 있다"며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은행 관계자는 "미국 연준과 한은 등 각국 중앙은행에서 하반기에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자꾸 보이고 있어 최근 예금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게 형성되고 있다"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고객들이 금리가 더 내려가기 전에 자금을 넣으려다 보니 지난달부터 예·적금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