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4대(KB·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이 올해 상반기 홍콩H지수 ELS 관련 악재에도 불구하고, 대출 자산 확대 영향으로 견조한 실적을 실현했다. 다만 전체적으로 하락 중인 순이자마진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잠정 순이익은 6조9893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 6조8560억원 대비 1333억원이 증가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이 2조535억원을 순이익으로 벌어들여 상반기 '리딩뱅크' 타이틀을 가져갔다. 뒤를 이어 △하나은행 1조7509억원 △우리은행 1조6790억원 △국민은행 1조5059억원 순으로 순이익이 집계됐다.
1년새 순이익 변동이 가장 큰 은행은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조6805억원 대비 22%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민은행 순이익은 19% 감소했다.
국민은행의 순이익 감소 원인은 ELS 배상금이 지목된다. 국민은행의 홍콩H지수 ELS 사태 관련 판매규모는 8조원으로 전체 은행권의 절반 수준이다. 이에 국민은행은 지난 1분기 홍콩H지수 ELS 사태 배상을 위해 6340억원을 충당부채로 적립했고, 이 중 880억원이 환입됐다.
이번 4대 시중은행 실적에서 주목할 부분은 이자부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다. 1년새 늘어난 순이익과 달리 NIM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NIM은 1.84%로 1년전(1.85%)에 이어 올해도 1위를 차지했다. 신한은행 NIM은 1.60%로 지난해 상반기 말 1.64%와 비슷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NIM은 각각 1.46%, 1.48%로 전년 동기 대비 0.22%p, 0.14%p 낮아졌다.
NIM은 이자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뒤 전체 운용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높을수록 돈을 빌려주고 받은 이자 수익이 크고, 돈을 빌려오는 비용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의 금리차) 보다 더 포괄적인 지표다.
때문에 하나은행 NIM이 크게 하락한 원인도 예대금리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예대금리차(잔액 기준)는 지난 6월 말 기준 2.15%로 전년 동월 대비 0.33%p 낮아졌다. 4대 시중은행 중 예대금리차가 가장 크게 하락했다.
낮아진 이자 수익성에 4대 시중은행은 전체 대출자산을 늘려 견조한 이익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4대 시중은행은 모두 지난해 상반기 말 대비 대출자산이 20조원 이상 늘었다. 올해 6월 말 기준 1년새 늘어난 대출자산은 △하나은행 30조6000억원 △신한은행 29조2000억원 △우리은행 28조3000억원 △국민은행 20조원 순이다. 잔액 규모는 국민은행이 396조5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보다 소상공인 사업자 자금 지원과 대기업·우량 중소기업 등 기업대출 중심으로 자산이 성장했다"며 "최근 정부 기조를 살펴보면 대출자산 증대에 과도하게 기댄 이익 실현은 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를 은행들도 인지하기 때문에 글로벌 진출 등 차별화된 성장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며 "이미 일부 은행의 경우 눈에 뛸만한 글로벌 순익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