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고 반도체 기업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새로운 반도체 조직 문화를 조성하고자 한다."
전영현 삼성전자(005930)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이 1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회복하자는 메시지를 냈다.
전 부회장은 이날 "지금 DS 부문은 근원적 경쟁력 회복이라는 절박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5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새 수장을 맡은 전 부회장이 사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공식 메시지를 낸 것은 취임사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전 부회장은 "올해 2분기는 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익 측면에서 크게 개선되는 성과를 이뤘지만 이는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보다는 시황이 좋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원적 경쟁력 회복 없이 시황에 의존하다 보면 또다시 작년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반도체 사업에서 15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낸 삼성전자는 전날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62.29% 증가한 10조443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23.44% 늘어난 74조6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반도체 사업 실적 개선에 따른 것으로, DS 부문은 매출 28조5600억원, 영업이익 6조4500억원을 기록했다.
전 부회장은 반도체 사업 경쟁력 약화 원인을 조직 문화에서 찾았다. 그는 "구성원 간 공동의 목표를 위한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문제를 숨기거나 회피하고, 희망치와 의지만 반영된 비현실적인 계획을 보고하는 문화가 퍼져 문제를 더욱 키웠다"고 분석했다.
전 부회장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리더 간, 부서 간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며 "안 되는 것은 안된다고 인정하고 도전할 것은 도전하며 투명하게 드러내서 소통하는 반도체 고유의 치열한 토론문화를 재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새 반도체 조직 문화로 'C.O.R.E'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C.O.R.E'는 문제 해결·조직간 시너지를 위해 소통하고(Communicate), 직급·직책과 무관한 치열한 토론으로 결론을 도출하며(Openly Discuss) 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Reveal)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하고 철저하게 실행한다는(Execute) 의미다.
전 부회장은 "현재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반도체 고유의 소통과 토론 문화, 축적된 연구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빠르게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경영 목표 대비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라며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DS부문 구성원을 중심으로 결성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만큼 노조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올해 상반기에만 8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냈다. 하반기에는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수요가 급증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5세대인 HBM3E를 본격 양산하며 실적이 추가로 개선될 전망이다.
끝으로 전 부회장은 "올해 하반기를 DS 부문에 다시 없을 기회로 만들자"며 "부문장인 저부터 솔선수범해 조속히 경쟁력을 회복하고 더 나은 경영 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경영진 모두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