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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똑똑함으로 무장한 기아 'EV3' 짠돌이 연비로 증명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부터 ADAS 대거 적용…편안하고 안전한 주행 도와

노병우 기자 기자  2024.08.01 14: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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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기차의 대중화. 기아(000270)가 밀고 있는(?) 브랜드 콘셉트다. 그래서 전기차 플랫폼인 'E-GMP'도 만들었다. 기아의 모든 계획 중심에는 '전기차'가 있고,  먼 미래에는 '기아=EV 브랜드'라는 각인을 바라고 있다.

그동안의 기록들을 보면, 국내 상황만 놓고 보면 결과는 다소 아쉽다. E-GMP를 적용한 기아 최초의 전용 전기차 EV6(2021년 출시)가 나름 고군분투 해주고 있지만, 국내 최초 3열 대형 전동화 SUV인 EV9(2023년 출시)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대중화를 위해서는 일단 선택할 수 있는 라인업이 다양해야 하고, 접근하는데 부담이 없어야한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들에게 EV9는 가격적인 측면에서 부담스럽다는 시각이 적지 않고, EV6는 출시된 지 시간이 조금 흐른 탓에 인기가 식었다.


이런 상황에서 기아는 지난해 말 '2023 기아 EV 데이'를 열고 중형 전동화 SUV EV5를 국내에 처음 공개하고 △EV4 콘셉트 △EV3 콘셉트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기아가 "우리는 소비자들이 접근하는데 부담이 덜한 많은 라인업 많이 준비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EV3는 기아의 차별화된 상품성과 고객경험을 더 많은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개발된 콤팩트 SUV EV다. EV3는 산업부 인증 기준 1회 충전 시 501㎞ 주행할 수 있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던 고객들의 우려를 해소해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할 것이다." - 송호성 기아 사장

최근 기아의 바람대로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어줄 핵심 모델인 콤팩트 SUV 전기차 'EV3'가 출시됐다. 이에 '전기차의 대중화'라는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EV3을 시승했다. 시승은 갤러리아포레(서울 성동구)에서 출발해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카페를 들렸다가 롯데리조트 속초에 도착하는 약 200㎞(시승시간 약 3시간)를 달렸다.

◆대담하고 강건한 외관·생활공간을 닮은 실용적인 실내

이번에도 등장한다. 기아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 매번 들어도 무슨 소리인지 잘 이해를 못하고 있지만, EV3는 역동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디자인을 갖췄다고 한다. 


딱 보면 작아진 EV9다. 장난감 같이 생긴 EV3의 전반적인 느낌이 EV9을 많이 닮았다. 그만큼 작지만 강건해 보인다. 개인적으로 예쁜 디자인을 갖췄다고 본다. 참고로 시승을 한 GT 라인의 크기는 △전장 4310㎜ △전폭 1850㎜ △전고 1570㎜ △휠베이스 2680㎜다. 

전면부는 후드와 범퍼 표면을 매끄럽게 처리하고 볼륨감이 돋보이도록 디자인됐다. 미래지향적인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과 수직으로 배치한 헤드램프, 대담한 인상의 타이거 페이스(Tiger Face)가 EV3의 캐릭터를 여실히 보여준다.

측면부는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루프라인이 역동적이다. 2열 외부 손잡이를 C필러와 맞닿는 도어 상단부에 적용하고 주변과 같은 색상으로 마감해 디자인 일체감을 높였다. 후면부는 리어 글래스와 부드럽게 이어지는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을 차체 양 끝에 배치해 깔끔한 테일게이트 표면을 만들었다.


'수직과 수평의 조화'라는 디자인 언어로 미니멀하게 완성된 실내는 간결함 그 자체다. 실내 중심에 12.3인치 클러스터·5인치 공조·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총 세 개의 화면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와 12인치 윈드실드 타입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주행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다만, 시승을 하면서 불편했던 점은 5인치 공조 화면이 스티어링 휠에 가려서 잘 보이지가 않는다. 공조를 조작하려면 고개를 약간 숙이거나 살짝 들어서 해야 한다. 

실내 특징 중 하나는 다양한 수납공간과 차량을 생활공간으로 바꿔줄 편의사양이다. EV3는 460ℓ 크기(VDA 기준)의 트렁크와 25ℓ 크기의 프론트 트렁크를 갖췄으며, 2단 러기지 보드 및 러기지 언더 트레이를 적용해 트렁크공간의 활용성을 높였다.


패키지 설계 최적화로 개방감과 편의성을 더욱 높였으며, 특히 EV3 1열에 전방으로 120㎜ 확장할 수 있는 슬라이딩 콘솔 테이블가 세계 최초로 적용돼 정차 중 업무나 식사 시 활용성을 높였다. 실내 V2L 기능,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 컵홀더가 포함된 대용량 수납함, 2열 승객을 위한 1열 시트백 USB C타입 충전포트 등 생활공간으로써 활용도를 높여줄 편의사양들도 마련됐다.

무엇보다 기아는 '10가지 필수 소재'를 EV3에 적용해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지를 이어나갔다. 외부에는 휠 아치를 따라 이어지는 블랙 클래딩부에 리사이클 플라스틱을 적용했고, 실내에는 크래시패드와 도어 트림을 재활용 원단으로 마감했다. 세계에서 재활용이 가장 쉬운 플라스틱 중 하나인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드(PET)를 헤드라이닝, 도어 암레스트, 플로어 매트, 러기지 보드 등에 적용했다.

시승한 EV3 GT 라인은 전용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기본 모델보다 강인하고 모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외관에서는 차체와 연결되는 날개 형상의 하단부 범퍼와 후면 범퍼 하단을 가로지르는 수평형 리어 리플렉터를 적용하고, 실내는 차콜&화이트 색상으로 역동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구현했다.

◆모든 회생제동 단계에서 i-페달 활성화…R&H 성능 극대화

EV3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와 4세대 배터리를 탑재했다. EV3는 81.4㎾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모델과 58.3㎾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스탠다드 모델로 운영된다. EV3에 탑재된 전륜모터는 최고출력 150㎾, 최대토크 283Nm를 발휘한다.


롱레인지 모델의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는 17인치 휠 및 산업부 인증 기준 501㎞다. 시승을 한 GT 라인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복합 기준으로 478㎞다. 롱레인지 모델은 기아 자체 측정 기준 350㎾급 충전기로 배터리 충전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약 31분이 소요된다.

EV3는 에코 모드에서도 가속페달을 밟으면 잽싸게 달려 나간다. 노멀 모드에서는 더욱 잽싸게 달려 나가고, 스포츠 모드에서는 튀어나간다. 재빨라 보이지 않는데, 실제로는 잘 달린다. 

일반적으로 에코 모드는 연비를 위한 주행 모드이기 때문에 굼뜨기 마련인데, EV3은 에코 모드임에도 웬만한 내연기관 모델의 성능을 뽐냈다. 편안함과 안정감에 초점이 맞춰지긴 했지만, 운전의 재미도 느낄 수 있는 주행감이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소리 없이 쭉쭉 달려 나간다. 순간 몸이 뒤로 젖혀질 정도로 초반 가속이 인상적이고, 시속은 100㎞에 금방 다가갔다. 스티어링 휠은 가볍게 세팅됐지만 속도를 높일수록 무거워지면서 안정감을 준다. 

현대차그룹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언제나 그랬듯이 풍족하다. 나열하기 어려울 만큼 흘러넘친다. 확실한 건 차선만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EV3는 비가 많이 오는 상황에서도 사실상 스스로 직선을 비롯해 고속이나 코너 등 어느 구간에서도 흔들림 없이 차선을 유지해 달린다. 그 과정에서 EV3에는 스티어링 휠 터치만으로도 잡은 상태를 인식하는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가 동급 최초로 적용됐다.

요철이나 과속방지턱을 지나며 발생하는 충격은 차체가 남김없이 흡수했다. 와인딩 구간에서 일부러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렸음에도 불구 무게중심이 흔들리거나 불안한 움직임은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안정적으로 차체를 유지한다.


특히 EV3는 주행하는 내내 거슬리는 소음이 전혀 없다. 이는 민첩한 가속성능과 낮은 무게중심 등 전기차 주행특성을 고려해 EV3의 R&H 성능을 개발한 덕분이다.

기아는 EV3에 속도와 노면 상태에 따라 타이어에 다르게 전달되는 주파수를 활용해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을 완화하는 주파수 감응형 쇽업소버를 전·후륜에 모두 적용했다. 아울러 전륜에는 서스펜션 내 부품들을 유연하게 연결해 충격을 흡수하고 진동을 완화해주는 하이드로 부싱을 적용해 주행 고급감을 높였다. 스티어링 진동을 완화하고 차량 응답성을 높이기 위해 차체와 스티어링을 연결하는 카울크로스바의 강성도 증대했다.

정숙한 실내를 위해서는 대시보드와 차량 하부에 흡음재 사용 면적을 확대하고 윈드 쉴드와 1열에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적용했으며, 1·2열 글라스 두께 증대 및 접합부를 강건화했다.


아울러 EV3는 통합형 전동식 부스터로 제동 안정성과 선형적인 제동감을 확보한 가운데 노멀과 스포츠 두 가지 브레이크 모드를 적용해 취향에 맞는 제동감을 설정할 수도 있다. 여기에 기아는 일반적인 제동상황에서 제동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EV3의 차량제어를 최적화해 제동 한계영역까지 회생제동의 작동 범위를 넓혔다.

이를 통해 기아는 EV3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유압제동 개입을 줄여 브레이크 열부하를 낮췄다.

뿐만 아니라 EV3에는 가속페달 조작만으로 △가속 △감속 △정차가 가능한 i-페달 기능을 모든 회생제동 단계에서 활성화할 수 있는 i-페달 3.0이 현대차그룹 최초로 적용됐다. i-페달 3.0을 사용하면 EV3의 전비는 꾸준히 쉽게 올라간다.


①갤러리아포레(서울 성동구)에서 출발해 강원도 춘천 카페까지 87.9㎞를 달리고 6.2㎞/㎾h ②카페에서 롯데리조트 속초까지는 118.7㎞를 달리고 6.6㎞/㎾h를 기록했다. ①에서는 에코 모드와 스포츠 모드를 즐겼고 ②에서는 노멀 모드 위주로 시승했다.

참고로 EV3 GT 라인의 정부 신고 에너지 소비효율은 복합 5.1㎞/㎾h(도심 5.5㎞/㎾h, 고속도로 4.6㎞/㎾h)다.

한편, EV3의 판매가격은 전기차 세제혜택 적용 전 기준 스탠다드 모델 △에어 4208만원 △어스 4571만원 △GT 라인 4666만원, 롱레인지 모델 △에어 4650만원 △어스 5013만원 △GT 라인 5108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