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기자 기자 2024.08.01 11:10:28
[프라임경제] 대한민국 1세대 이커머스였던 티몬과 위메프가 줄줄이 쓰러지면서 그 배후인 구영배 큐텐(Qoo10) 회장을 향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1조원에 가까운 피해금이 증발한 과정을 두고 29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강한 불법 흔적이 있다"고 꼬집어 본격적인 수사 대상임을 예고했는데.
구영배 회장이 욕을 먹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 29일 사재를 털어서라도 티메프 사태를 수습하겠다고 약속한 바로 이튿 날. 티몬과 위메프는 나란히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즉, 구 회장이 사재 출연 운운하며 여론을 무마하고 뒤로는 법적 절차를 빌어 책임에서 빠져나가려했기 때문. 기업회생 절차가 시작되면 채무조정을 통한 빚 탕감이 가능해 구 회장이 재산을 내놓지 않아도 회사를 지킬 수 있다.
구 회장의 꼼수가 먹혀드는 동안 벼랑 끝에 몰리는 건 정산금을 떼인 셀러(seller)들. 법원의 포괄적 금지 명령으로 채권이 동결되면 당장 돈을 받을 길이 없기 때문인데.
회생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정산금을 못 받는 건 물론, 회사가 채무조정(탕감)을 거치면서 셀러들이 받을 정산금 자체가 줄거나 아예 떼일 가능성도 커졌다.
여기에 법원이 회생 계획을 인가해야 정산금 지급이 가능한데. 인가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상당수 영세 셀러들은 버틸 재간이 없는 것.
일생의 단 한 번 뿐이던 성공이 너무 달콤했을까. 부족한 사업 역량에 모자란 상도덕을 만천하에 뽐낸 그가 이제 칼 끝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