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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부활' 신호탄…하반기 HBM 비중 늘린다

2분기 매출 74조700억원·영업이익 10조4400억원

이인영 기자 기자  2024.07.31 15: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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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만 6조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반등 국면을 맞이한 가운데 인공지능(AI) 특수로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62% 증가한 10조44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3.4% 늘어난 74조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은 것은 2022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이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인 6조5700억원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반도체 영업익만 6조4500억원…TSMC 매출도 추월

사업 부문별로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이 6조4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매출은 28조5600억원을 기록하며 TSMC(6735억1000만 대만달러·약 28조5000억원)를 넘어섰다. 

메모리는 생성형 AI 서버용 제품의 수요 강세에 힘입어 시장 회복세가 지속되는 동시에 기업용 자체 서버 시장의 수요도 증가하며 DDR5와 고용량 SSD 제품의 수요가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등 서버 중심의 제품 판매 확대와 생성형 AI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실적이 전 분기 대비 대폭 호전됐다"고 밝혔다.

AI 가속기에 쓰이는 HBM과 일반 PC, 서버 등에 들어가는 제품 등을 포함한 전 세계 D램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기준 43.9%로 1위다. 낸드플래시 점유율도 36.7%로 가장 높다.

시스템LSI(비메모리) 역시 실적이 크게 개선돼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주요 고객사 신제품용 시스템온칩(SoC), 이미지센서, DDI 제품 공급이 증가한 영향이다. 

파운드리(위탁 생산)는 5나노 이하 선단 공정 수주 확대로 전년 대비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 고객 수가 약 2배로 증가했다. 또 게이트올어라운드(GAA) 2나노 공정 프로세스 설계 키트 개발·배포로 고객사들이 본격적으로 제품 설계를 진행 중이며, 2025년 2나노 양산을 위한 준비도 계획대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매출 42조700억원, 영업이익 2조72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 경험(MX)은 매출 27조3800억원, 영업이익 2조230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스마트폰 시장 비수기가 이어지며 신모델이 출시된 1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S24 시리즈는 2분기와 상반기 출하량·매출이 모두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은 '2024 파리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특수로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상승했다. 생활 가전 역시 성수기에 접어든 에어컨 매출 확대와 비스포크 AI 신제품 판매 호조로 실적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만은 매출 3조6200억원, 영업이익 3200억원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디스플레이(SDC)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판매 호조 등으로 매출 7조6500억원, 영업이익 1조100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2분기 시설 투자액은 1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약 82%를 반도체 부문에 투자했으며, 디스플레이는 1조8000억원 수준이다.

◆HBM 매출 50% 증가…"HBM3E 8단 3분기 中 본격 공급"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주요 생성형 AI 관련 수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5세대 HBM인 'HBM3E' 8단 제품은 3분기 중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이날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2분기 메모리 시장은 생성형 AI 수요 강세에 힘입어 업황 강세가 지속됐다"며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50% 중반 상승했다"고 말했다.

특히 HBM3(4세대)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김 부사장은 "HBM3는 모든 그래픽처리장치(GPU) 고객사에 양산 공급을 확대 중이며 2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매출이 3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고 했다. 

HBM3E 양산 계획 관련해서는 "8단 제품은 지난 분기 초 양산 램프업(생산량 확대) 준비와 함께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했고 고객사 평가를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3분기 중 양산 공급이 본격화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3E 납품을 앞두고 테스트 절차를 진행 중이다. 최근 시장 최대 관심사는 이 테스트 통과 여부인데, 삼성전자는 진행 상황과 관련해 "고객사와의 비밀유지계약(NDA) 준수를 위해 해당 정보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는 삼성전자가 이른 시일 내 HBM3E를 엔비디아에 납품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HBM3E가 2∼4개월 이내에 퀄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또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 역시 이미 양산 램프업 준비를 마쳤고 복수 고객사 요청 일정에 맞춰 하반기에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올해 상반기에는 HBM3 내 12단의 판매 비중이 3분의 2 수준을 기록한 만큼 HBM3E에서도 성숙 수준의 패키징을 구현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HBM 내 HBM3E의 매출 비중은 3분기에 10% 중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4분기에는 60% 수준까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6세대인 HBM4는 2025년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고객 맞춤형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맞춤형 HBM 제품을 만들고 있고 복수의 고객사와 세부 스펙 협의를 시작했다"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적기에 대응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