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KB자산운용(대표이사 김영성)이 리브랜딩 후 첫번째 신규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ETF 13종의 총 보수를 우르르 내리자, 그 배경에 업계 관심이 쏠립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KB자산운용이 점유율 경쟁 면에서 조급하니, 특히 점유율이 낮은 해외 ETF 보수를 다 내리는 것"이라며 "삼성자산운용과 같은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전날(30일) KB자산운용은 31일 RISE ETF 13종의 총보수를 연 0.01%로 내린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업계 최저 수준이라는 설명입니다.
보수 인하 상품에 포함된 13종은 'RISE 미국S&P500' 'RISE 미국나스닥100' 'RISE 미국AI밸류체인TOP3Plus' '글로벌리얼티인컴' '버크셔포트폴리오TOP10' '미국반도체NYSE' '미국S&P배당킹' '글로벌리얼티인컴' '버크셔포트폴리오TOP10' '글로벌자산배분 액티브' 'TDF 2030·2040·2050액티브' 등 입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모두 글로벌 테마형 ETF들입니다.
KB자산운용은 투자자들이 연금계좌의 세제 혜택을 활용해 국내 주식형(비과세)보다 해외형(과세) 상품을 찾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연금계좌에서는 해외에 상장한 ETF를 직접 매수할 수 없어 국내에 상장한 해외 ETF를 선택해야 한다는 점도 주지시켰습니다.
김찬영 KB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이번 보수 인하는 투자자들의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고, 장기 투자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앞으로도 RISE ETF를 통해 안정적으로 연금을 투자하면서 미래에 대비할 수 있도록 맞춤형 투자 방안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한 관계자의 말처럼 KB자산운용의 해외 ETF 상품 점유율이 낮기 때문에 특히 이쪽에 보수 인하 정책이 쏠렸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요.
실제로 전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유통되는 해외 ETF 시장 순자산총액은 47조9546억원으로 KB자산운용은 약 5% 점유율에 그치며 4위에 머물렀습니다. 해외 ETF 시장 1위는 무려 전체 약 55%를 점유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차지했는데요. 뒤이어 삼성자산운용이 약 19%를 차지해 2위,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약 15%로 3위였습니다.
순자산총액 기준 국내 ETF 전체 시장 점유율 기준 순위가 1위 삼성자산운용, 2위 미래에셋자산자산운용, 3위 KB자산운용, 4위 한국투자신탁운용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이 해외 ETF 시장에서 다소 고전하고 있다고 풀이됩니다.
'0.01%대 업계 최저 보수' 정책은 지난 4월 이후 업계 트렌드처럼 번지는 양상입니다. 첫 타자는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이었는데요. 총보수 0.0099%라는 최저 보수 정책 신호탄을 터뜨렸습니다. 이어 다음달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보다 0.0001% 낮은 0.0098% 보수로 인하하며 맞불을 놨고, 이달 업계 3위 KB자산운용도 0.01% 총보수 정책에 참전헀습니다.
특히 KB자산운용이 지난 23일 RISE ETF 리브랜딩 첫 상품으로 선보인 'RISE 미국AI밸류체인TOP3Plus' 보수도 당초 0.05%에서 0.01%로 낮췄다는 점이 눈길을 끄는데요.
업계에서는 신상품의 보수를 상장 일주일 만에 낮춘 것은 실적 방어에 급급했던 배경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17일 ETF 브랜드명을 기존 'KB Star'에서 'RISE'로 바꾸며 사업 방향 및 브랜드 전략을 전면 개편했는데요. KB라는 그룹 정체성까지 뗀 파격이었지만, 결국 '제 살 깎기'로 해석되는 보수 인하 카드를 꺼내든 것이죠.
보수 정책 외에도 KB자산운용 전략은 삼성자산운용의 전략과 닮은 모습인데, 바로 TV광고를 한다는 점입니다.
KB자산운용은 유튜브 채널과 TV 광고를 통해 새롭게 바뀐 ETF 브랜드명 RISE를 홍보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기 배우 임시완을 광고 모델로 발탁해 광고를 통한 홍보에도 힘을 주고 있는데요. 다만 이번 파리 올림픽 광고도 진행했는데, 시차와 구기 종목이 제외된 탓에 올림픽 초반 시청률이 부진하는 등 광고 효과가 크지 않다는 분위기가 전해집니다.
앞서 지난 4월 삼성자산운용도 배너와 TV 광고를 통해 'KODEX S&P500TR' 등 총 4종 ETF의 보수율을 기존 0.05%에서 0.0099%로 인하한다고 알린 바 있습니다.
보수 인하와 TV 광고를 동반한 자산운용업계 '쩐의 전쟁'이 ETF 시장 과열 경쟁에 그치지 않고 긍정적인 대중화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