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의령군 후배 공무원들이 퇴직 공무원을 위해 제작한 '헌정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정년 퇴임식에서 상영된 이 영상은 뒤늦게 의령군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면서 여러 사람의 입을 통해 회자되고 있다.
시작은 오태완 군수가 열었다. 오 군수는 "마지막 배웅이 멋졌으면 좋겠다. 공직을 떠나는 날 멋진 추억을 선사하는 전통을 만들자"며 의령군 최초로 정년·명예 퇴임식 개최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퇴임식에 가족을 초청해 영광스러운 마무리 순간을 함께 기념하게 하고, 후배 공무원들은 뜻깊은 이벤트로 마지막 인사를 건네자고 했다.
지난달 28일 퇴임식은 감동과 재미가 어우러진 '축제의 장'이었다. 40년 가까운 긴 노고에 감사함을 전한 아내와 자녀의 편지 낭독은 분위기를 숙연하게 하며 당사자들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퇴임식 백미는 후배 공무원들이 부서별로 8명의 퇴직 공무원을 위해 제작한 영상이었다. 이날 영상을 접한 모든 참여자는 너나 할 것 없이 감탄사를 연발하며 그야말로 의령군청을 홀렸다.
후배 공무원들이 제작한 영상은 연출, 출연 배우, 이야기의 삼박자 합이 완벽히 맞아떨어졌다.
공무원들은 국장·과장·읍장 등의 직위로 인해 평소 살갑고 친밀하게 대할 수 없었던 수직적 한계를 이번 영상에서는 무참히 깨뜨렸다.
최용길 행정복지국장은 직원들 사이의 은밀한 별명인 '용가리'로 불리며 용이 불을 뿜어 내는 사진과 함께 불꽃 같은 인생 2막을 응원하는 직원들의 챌린지가 이어졌다.
또 직장인들이 퇴사할 때 쓰는 이미지로 유명한 '가영이 퇴사짤'에 최 국장 얼굴을 합성해 큰 웃음을 선사했다. 마지막으로 '71세까지 살아야 낸 기여금이 본전'이라는 기사를 공유하며 앞으로 남은 '12년'은 더욱 건강하셔야 한다는 애교 섞인 당부를 했다.
의령읍사무소 직원들은 영상에 총출동했다. 이들은 전원재 읍장과 야구장 단체 관람했던 좋은 추억을 상기시켜 치어리더가 돼 남은 인생 4할을 응원했다. 전 읍장은 '전설의 홈런왕' 퍼포먼스로 웃음을 더했다.
이 밖에도 카드 섹션, 합창단 연주, 마임 공연 등 부서별로 다채로운 방식으로 퇴직 공무원을 배웅했다.
큰 감동을 준 '울림 있는 서사'도 영상 곳곳에 배치됐다. 직원들은 40년도 더 된 가족사진을 구해 애창곡과 함께 인생 스토리를 알렸고, 첫 공직에 발을 들였을 때 받은 인사발령 통지서 등 추억 가득한 기록물들로 아름답게 마무리를 꾸몄다.
최용길 전 행정복지국장은 "수십 년 공직자 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다"며 "못 해준 것도 많은데 정말 고맙고, 마지막까지 대단한 의령군 후배 공무원"이라고 치켜세웠다.
후배 공무원들은 영상 끝에는 "제2의 인생 꽃길만 걸어요" "술·담배 줄이셔서 건강 잘 챙기세요" "브라보~브라보~찬란한 미래를 응원합니다" 등의 메시지로 이들의 마지막을 배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