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상반기 국내 정유업계의 석유제품 수출량이 역대 상반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대한석유협회는 지난 1∼6월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010950) △HD현대오일뱅크 국내 정유 4사의 석유제품 수출량이 2억4530만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석유협회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상반기 기준 최고 수출물량이다. 앞서 최대치를 달성했던 지난 2018년 상반기(2억3700만배럴) 이후 6년 만에 기록을 경신한 것이기도 하다.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해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액으로도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237억6224만달러(약 32조9344억원)를 기록했다. 수출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자동차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또 국내 정유사의 원유도입액 404억달러 중 59%를 수출로 회수해 정부가 추진 중인 수출액 7000억달러 달성 목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수출 증대 요인으로는 휘발유, 항공유 등 글로벌 석유 수요 증가에 국내 정유사가 가동률 증대로 대응한 점이 꼽힌다. 올해 상반기 국내 정유업계의 가동률은 80%로 지난 2021년 상반기의 72.6% 이후 매년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석유제품 중 최다 수출 품목은 경유로 전체 수출량의 40%를 차지했다. △휘발유(23%) △항공유(18%) △나프타(8%)가 뒤를 이었다.
국가별 수출량 순위로는 △호주(18.6%) △싱가포르(13.0%) △일본(11.5%) △중국(9.0%) △미국(8.7%) 순으로 집계됐다. 호주에는 경유와 휘발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이 증가해 3년 연속 최대 수출교역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수출물량과 수출액이 가장 크게 증가한 국가는 일본이었다. 일본은 탈탄소화 및 에너지 절약의 일환으로 10년 전 정유공장을 통폐합해 정제능력과 연료생산이 감소 중인데, 휘발유 수급 차질과 최근 엔저 현상에 따른 해외 관광객 급증으로 항공유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국내 정유사는 이에 대응해 신속하게 일본에 수출을 확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휘발유 및 항공유 수출량은 각각 51%, 70% 증가했다.
다만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향후 석유제품 수출 여건은 녹록지 않은 상태다. 2분기 들어 중국과 인도 등의 석유제품 수출 증가 등으로 정제마진이 악화하고 있어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1분기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10.0달러였지만 2분기에 4.8달러로 급감했고, 중장기적으로도 △글로벌 경기둔화 △연비 개선 △전기차 전환 등에 따라 석유제품 수요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주력 수출 품목인 항공유도 유럽연합(EU), 미국 등에서 단계적으로 친환경 항공유(SAF)로 전환될 예정이다 보니 국내 정유업계도 시장변화에 맞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한 형국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정유업계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제경쟁력을 바탕으로, 정제마진 악화 상황에서도 경쟁국 등과 수출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수출처를 다변화해 국가 수출에 기여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