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SK하이닉스(000660)가 올해 2분기 반도체 슈퍼 호황기에 버금가는 호실적을 발표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효과에 기인한 결과로 회사는 HBM 리더십을 이어가기 위한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25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BM3E(5세대) 12단 제품 샘플을 이미 수요 고객에 제공했고 계획대로 이번 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해 4분기에는 고객에게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2분기에 HBM3E 출하를 크게 확대해 3분기에는 HBM3E 출하량이 HBM3(4세대)를 크게 넘어설 것"이라며 "올해 HBM3E 출하량은 전체 HBM 출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5조4685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2조8821억원) 대비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2분기(5조5739억원), 3분기(6조4724억원) 이후 6년 만에 5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16조4233억원으로 전년보다 124.8% 증가했다.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기존 기록인 2022년 2분기 13조8110억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특히 HBM 매출은 전분기 대비 8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250% 이상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HBM3를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한 데 이어 지난 3월부터 엔비디아에 24기가바이트(GB) 용량의 HBM3E 8단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또 12단 제품은 9월을 목표로 엔비디아 인증 과정을 거치고 있다.
6세대인 HBM4는 내년 하반기에 12단 제품부터 출하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고객사 GPU 신제품 출시 주기가 단축되면 AI 시장 규모가 확산돼 HBM 제품 수요 증가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객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리더에게는 유리한 환경"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공급 과잉 우려에는 "기존 D램 달리 HBM은 구조가 달라 투자 증가는 곧 공급 과잉이라는 단순 논리로 접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일축했다.
또 HBM은 1년 이상 먼저 고객 주문을 받아 생산량을 결정하기 때문에 공장 증설이 공급 과잉으로 섣불리 이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반 D램 생산을 위한 가용 생산능력(CAPA)은 지난해 감산 이후 줄어든 수준을 유지한 채 급성장하는 HBM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AI 산업 내 경쟁 심화로 HBM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공급사 캐파(생산능력) 확대에도 여전히 공급 부족 현상이 있다"며 "향후 다양한 응용처에 AI 기술이 적용되면 PIM 등 새로운 메모리 제품이 출현하고 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투자 규모는 과거 평균 대비 늘어날 것으로 봤다. AI 메모리 선두주자로서 인프라 투자는 미래 성장기반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다는 게 SK하이닉스의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얼마 전 착공한 청주 M15X를 내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로 건설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부지 공사가 한창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팹은 예정대로 내년 3월 착공해 2027년 5월 준공할 계획이다.
김우현 부사장은 "수익성 중심 투자 기조에 따라 2분기 동안 필수 투자를 진행하면서도 회사는 1분기 대비 4조30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줄일 수 있었다"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최선단 공정 기술과 고성능 제품 개발에 매진해 AI 메모리 선도기업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