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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석의 일본 구석구석] 대게와 모래언덕, 그리고 코난의 고장 '돗토리현'

장범석 칼럼니스트 기자  2024.07.18 13: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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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주고쿠 지방 돗토리현은 △서쪽으로 시마네현 △동쪽 효고현 △남쪽 오카야마현과 맞닿았다. 현 인구가 53만2000명으로, 47개 도도부현 가운데 가장 적다. 면적은 3507㎢로, 전국 41위에 해당한다. 돗토리현은 크게 △돗토리시가 있는 동부 △구라요시시가 위치한 중부 △요나고시·사카이미나토시가 자리한 서부 총 3지역으로 나눈다. 이들 4개 도시가 돗토리현에 소재하는 시의 전부다. 

지명 돗토리(鳥取)는 고대국가 시절 '새를 세금으로 바치라'는 조정 명에 따라 각지 영주들이 '새(鳥)를 잡는(取)' 지역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당시 호수와 습지가 많은 돗토리 평야에는 다양한 조류가 서식했다. 중·근세 일본 정치와 경제를 태평양 쪽 세력이 주도할 때 동해(일본해)에 위치한 돗토리는 주류에서 소외되며, 벽지로 남겨졌다. 

현대 들어서도 1996년 일본에 상륙한 스타벅스가 2015년 첫 매장을 내 화제가 될 정도로 발전이 더디다. 이처럼 외진 돗토리현이지만, 연간 1000만명 이상 관광객이 찾는다. 

돗토리현은 전국에서 꼽는 '대게 산지'다. 대게는 일본에서 동해와 마주하는 10여개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어획한다. 이중 돗토리현이 어획량·역사·유통 등 모든 분야에서 선두권이다. 

보통 대게는 10년 성장한 후 탈피한 수컷을 최고로 평가한다. 돗토리현에서는 이를 '마쓰바가니'라고 부르며, 전통 방식에 따라 특상품(이쓰키보시; 별 다섯)을 가려낸다. 그 기준은 △게딱지 폭 13.5㎝ 이상 △무게 1.2㎏ 이상 △온전한 몸체 등 5가지다. 

이렇게 분류된 특상품 대게는 1마리에 수백만원을 호가하며, 특히 11월 첫 경매 땐 수천만원까지 치솟기도 한다. 실제 지난 2023년 첫 경매로 나온 4마리가 각각 280만엔(약 2400만원)·100만엔·60만엔·50만엔에 낙찰되기도 했다(닛케이신문 11/7). 

물론 돗토리현 대게가 모두 비싼 건 아니다. 특상품은 전체 어획량 1% 미만이며, 이외 나머지는 일반 어시장 가격에 거래된다. 마쓰바가니는 11월~3월이 어획 철이며, 가격이 저렴한 암게 또는 홍게의 경우 한여름을 제외한 9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연중 어획된다. 

대게와 함께 돗토리현 대표 상징물이 모래언덕(사구)이다. 남북 2.4㎞, 동서 16㎞에 펼쳐진 광활한 사구에서 낙타를 타고 샌드보드를 즐기면서 사막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돗토리 사구는 국립공원 일부인 동시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뿐만 아니라 돗토리현은 '명탐정 코난' 작가 아오야마 고쇼(61세) 고향이기도 하다. JR 유라(由良)역에서 아오야마 기념관 사이 조성된 '코난 거리'는 성지를 찾는 코난 팬들 발길이 끊이지 않을 정도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명탐정 코난은 2023년 2월 기준 25개국에서 2억7000만부가 출판됐으며, 40개국에서 TV로 방영되고 있는 인기 추리 만화다. 

한편, 돗토리현은 주 3회 인천-요나고 에어서울 직항편을 이용해 편리하게 오갈 수 있다. 또 오는 8월2일부턴 동해항~사카이미나토항(요나고시 근처) 페리선도 정식 운항을 개시한다. 

돗토리현은 1994년 강원도와 우호 지자체 협정을 체결했으며, 돗토리현 구라요시(倉吉)시는 1993년 전남 나주시와 자매도시를 체결한 이래 농업과 문화 분야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추천 관광지 


#산부쓰지(三佛寺)

현 중앙부 미토쿠산(三徳山) 천태종 불교사원으로, 706년경 창건된 것으로 알려졌다. 900m 산 중턱 수직 절벽에 세워진 국보 나게이리도(投入堂)가 유명하다. 참배로를 오르내릴 때 추락 위험이 있어 8시~15시 사이 2인 1조로 진입할 수 있으며, 겨울철(12월~3월)과 악천후에는 출입이 금지된다. 

#코난 거리

애칭 '코난역'으로 불리는 JR유라역 앞 국도를 따라 미치노에키 다이에이(휴게소)까지 약 1500m 구간 곳곳에 코난 동상·작품 오브제·코난 대교 등이 설치됐다. 

휴게소 근처에는 작가 아오야마 고쇼 자료관(후루사토칸)이 있다. 유라역은 돗토리역과 요나고역 중간 지점(돗토리역에서 50㎞)에 있다. 

#돗토리 사구

돗토리시 북쪽 해안 거대한 모래언덕으로 △낙타 타기 △패러글라이딩 △해변 사이클 △샌드보드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이외에도 사진·자료가 전시된 비지터센터, 전망대, 모래미술관, 어린이 공원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잘 갖춰졌다. 사구 주변을 순회하는 관광버스도 있다. 

#우라도메(浦富) 해안 유람

돗토리역에서 버스 40분 거리 북동쪽 해안 경승지를 유람선 등으로 관광하는 코스다. 투명한 바닷속 비경과 물고기를 관찰할 수 있는 '글라스 보트', 절벽 끝 동굴·강·바다가 만나는 강어귀까지 접근하는 '모험 크루즈' 코스도 있다. 다만 겨울철(12월~3월)에는 운항하지 않는다. 

◆향토 음식

#이타다키 

크고 두툼한 유부에 생쌀과 당근과 연근, 말린 표고 등을 넣고 다시 국물로 삶는 주먹밥이다. 

유부초밥과 유사해 보이지만, 내용물과 조리 방식이 다르다. 과거 쌀이 귀하던 시절 적은 쌀로 만복감을 얻기 위해 고안된 요리에서 유래했다. '받는다'를 공손하게 표현한 이타다키를 음식명으로 사용해 감사함을 표현하고 있다.


#대게(즈와이가니)

대게는 찌거나 삶는 것 이외에도 사시미(회)·초밥·샤부샤부·찌개 등 다양한 조리 방법이 있다. 성숙한 수컷은 속이 튼실하고 풍미가 뛰어난 반면 가격이 비싸다. 크기가 작은 암게나 홍게(베니즈와니가니)는 저렴하면서 맛이 크게 뒤지지 않는다. 특히 홍게의 경우 어획기가 한여름을 제외한 9월~6월로 언제든 먹을 수 있다. 

#규코쓰 라면

소뼈(규코쓰) 육수를 사용한 라면으로, 돼지·닭 뼈를 사용하는 일반 라면과 달리 맛이 깔끔하고 구수하다. 면 위에 올라가는 토핑(멘마·차슈·대파)도 간결하다. 현 서부 요나고시에서 1946년 창업한 노포 '마스미(満州味)'가 원조로 알려졌다. 

#아고치구와

'아고'는 날치를 가리키는 돗토리 방언이며 '치구와'는 구운 어묵(죽봉)을 말한다. 

치구와 재료는 명태·상어·임연수어가 일반적이지만, 돗토리현에서는 날치를 사용한다. 외지인에게 인기 있는 돗토리현 특산물이다.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