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회사를 다니고 있는 정규직임에도 불구하고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실적부진을 이유로 '권고사직 러시안룰렛'이 돼버린 게임업계 얘기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24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기업 분할을 결정했다. 품질관리(QA) 서비스 사업부문과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하겠다는 것. 엔씨는 사업부문별로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 결정을 위해 기업 분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사내 분위기는 부정적이다. 분사 결정이 내려지고 난 후 사내 인트라넷엔 하루 만에 분사를 반대한다는 댓글 400여 개가 달렸다. 노조 측은 고용불안 위기감 조장을 중단하고 일방적인 분사를 철회하라는 입장문을 냈다.
분사 소식이 전해진 날,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엔씨소프트지회 우주정복(이하 엔씨 노조 우주정복)은 소식지를 올렸다. "경영진은 절대 나쁜 의도가 없다고 하지만 웹젠 비트나 크래프톤의 레드사하라 등 분사 이후 사라져간 회사가 수없이 많다"며 "잘 되길 기대했지만 어려워지니 헌신짝 버리듯 버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자회사였던 엔트리브는 어떻게 됐냐"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 자회사인 엔트리브는 지난 1월 폐업을 확정해 한 달 뒤 70여명 직원 전원을 권고사직 통보했다. 이에 따라 엔트리브가 개발해온 게임 '트릭스터M' '프로야구H2·3'도 서비스를 종료했다. 엔씨는 퇴직한 직원들에게 2개월 치의 급여를 위로금으로 지급했다.
엔씨 노조 우주정복은 지난해 4월10일 공식 출범해 '우리가 주도적으로 정의하는 행복한 회사'라는 의미를 정의했다. 우주정복은 설립 선언문을 통해 "회계 위기 이면에 숨은 진짜 위기가 있다"며 "우리의 핵심 가치 3가지 도전정신, 열정, 진정성이 훼손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들은 고용된 직원이지만 남는 자리(TO) 하나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한다고 했다. 마치 프로젝트에 고용된 '한시적 정규직' 같다고 표현했다. 노조 측은 꾸준히 회사가 직원들을 도구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단순 소모품'과 '비용절감 요소'로만 취급하고 있다고도 표현했다.
인원 감축을 벌이는 회사는 엔씨 만이 아니다. 라인게임즈는 경영효율화를 위해 △제로게임즈 △스페이스다이브게임즈 △레그 개발 자회사 3곳을 흡수합병했다. 제로게임즈는 수년간 신작이 나오지 않다가 지난해부터 권고사직 등 폐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넷마블 자회사 엔트리도 지난달을 기해 폐업 수순을 밟았다.
잘 될 것 같으면 손을 잡고 아니면 잘라내 버리는 '아님 말고' 식의 태도는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배신감만 증폭시킨다. 회사의 성장을 위한 도구로 전락해버린 직원들이 애사심과 동료애를 느낄 수 있는 업계가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