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가 대만 TSMC를 앞지를 카드로 통합 인공지능(AI) 반도체 턴키(일괄 생산) 솔루션을 꺼내 들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메모리, 패키지 역량을 모두 보유한 종합 반도체 기업의 강점을 앞세운 국내 파운드리 생태계 확장을 통해 TSMC를 뛰어넘겠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는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와 '세이프(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 포럼 2024'를 열고 국내 파운드리 생태계 강화 성과와 향후 지원 계획을 공개했다.
◆"AI 턴키로 차별화"…파운드리·메모리·패키징 원스톱 제공
삼성전자는 이날 포럼에서 AI를 주제로 삼성 파운드리만의 공정기술·제조 경쟁력·에코시스템·시스템반도체 설계 솔루션 등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디자인 솔루션(DSP), 설계자산(IP), 설계자동화툴(EDA), 테스트∙패키징(OSAT) 분야 총 35개 파트너사는 부스를 마련해 삼성의 파운드리 고객들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첫 번째 차별화 전략은 고객 요구에 맞춘 통합 AI 솔루션 턴키 서비스다.
파운드리와 메모리, 패키지 역량을 모두 보유한 종합 반도체 기업의 강점을 내세워 파운드리만 하는 TSMC를 빠르게 추격하겠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통합 솔루션을 활용하는 팹리스 고객은 파운드리, 메모리, 패키지 업체를 각각 사용할 때보다 칩 개발부터 생산에 걸리는 시간을 약 20% 단축할 수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에서 종합 반도체 기업(IDM)의 장점을 살려 AI 칩 개발에서부터 위탁생산, 조립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은 "삼성전자는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고객과 협력하기 위해 선단공정 외에도 다양한 스페셜티 공정기술을 지원하고 있다"며 "AI 전력효율을 높이는 BCD(전력반도체), 엣지 디바이스의 정확도를 높여주는 고감도 센서 기술 등 스페셜티 솔루션을 융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AI 반도체에 적합한 저전력·고성능 반도체 구현을 위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과 2.5차원 패키지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선단 공정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세계 최초로 GAA 구조 기반 파운드리 양산에 성공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2세대 3나노 공정 양산에 들어간다.
◆PFN AI 가속기 반도체 수주 성과…국내 DSP와 협력 강화
이와 함께 가시적인 성과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국내 DSP 업체인 가온칩스와 협력해 최첨단 공정 기반 턴키 서비스를 수주했다. 일본 프리퍼드 네트웍스(PFN)의 2나노(SF2) 기반 AI 가속기 반도체를 2.5D(I-Cube S) 첨단 패키지를 통해 양산할 계획이다.
프리퍼드 네트웍스는 첨단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기술을 개발하는 일본 AI 기업이다. 딥러닝 분야에 특화된 칩부터 슈퍼컴퓨터, 생성형 AI 기반 모델까지 AI 밸류체인을 수직 통합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국내 팹리스 업체들이 고성능 컴퓨팅(HPC)과 AI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DSP 파트너와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국내 고객이 최신 공정을 활용할 수 있도록 시제품 생산을 위한 '멀티 프로젝트 웨이퍼(MPW)'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MPW 서비스 활용 고객은 단일 웨이퍼에 여러 종류의 설계를 배치해 테스트함으로써 제조 비용을 절감하고 완성도 높은 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다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4나노 공정부터 고성능 전력반도체를 생산하는 BCD 130나노 공정까지 총 32차례 MPW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약 10% 증가한 수치로, 내년에는 35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팹리스와 DSP의 수요가 많은 4나노의 경우 내년에는 서비스를 1회 추가해 지원한다.
◆국내 파운드리 생태계 확장 속도…팹리스 협력 성과 '눈길'
삼성전자는 현재 DSP, IP, EDA, OSAT 등 분야 파트너사 100여곳과 파운드리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EDA 파트너사는 23곳으로 경쟁사인 TSMC(14개)를 앞섰다.
삼성전자는 이번 포럼에서 공정 로드맵과 서비스 현황을 발표하고 파트너사와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날 텔레칩스, 어보브, 리벨리온 3사는 삼성 파운드리 세션 발표를 통해 삼성 파운드리와의 성공적인 협력 성과와 비전, 팹리스 업계 트렌드 등을 공유했다.
이장규 텔레칩스의 대표는 "350나노부터 5나노 공정에 이르기까지 삼성 파운드리와 함께 만들어온 칩이 43개에 이른다"며 "삼성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시장에서 텔레칩스의 성장을 지원해준 오랜 파트너"라고 말했다.
또 SAFE 포럼에서는 2.5D와 3D 칩렛(하나의 칩에 여러 개의 칩을 집적하는 기술) 설계 기술, 지적재산(IP) 포트폴리오 등 AI 반도체 설계 인프라가 집중 소개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달 'Empowering the AI Revolution'을 주제로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파운드리 포럼과 세이프 포럼을 개최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일본과 유럽 지역에서도 행사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