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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도 없이 항의" 카카오손보, 표절 시비 '무리수' 지적

"테크업계와 보험업계의 관점 차이…소송 제기 가능성 의문"

김정후 기자 기자  2024.07.02 18: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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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카카오손해보험이 삼성화재(000810)가 자사의 인터페이스(UI)를 표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보험업계는 테크기업에 뿌리를 둔 카카오손보의 성급한 대응으로 보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손보와 삼성화재는 자사 앱 내 해외여행자보험 가입 UI를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카카오손보는 지난달 20일 삼성화재의 UI가 자사를 표절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달 27일에는 장영근 대표 명의로 항의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프로세스를 개편 이전으로 복구하고 정중한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대책을 마련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카카오손보는 삼성화재의 대응에 따라 소송까지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손보는 삼성화재가 개편한 해외여행보험 온라인 상품의 가입 단계나 화면 구성 및 UI, 레이아웃 및 안내문구 등이 자사의 가입 프로세스 및 화면과 100% 가까이 일치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삼성화재는 고객패널 리서치 결과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업계에서는 전례 없는 갈등이라는 평가다. 보험업계는 배타적 사용권에만 걸리지 않으면 상품에 대한 벤치마킹을 문제 삼고 있지 않다. 카카오손보가 UI와 함께 삼성화재가 자사의 '함께하면 할인' 혜택도 벤치마킹한 전적이 있다고 주장한 점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에 힘을 더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가 테크기업에 뿌리를 두고 있다보니 관점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가 본래 주력하고 있는 테크업계에서 UI 표절은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일례로 지난 2022년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은 '겟잇(GET IT)'의 UI가 자사를 표절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겟잇은 라인이 베트남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당시 김용현 당근 공동대표는 "화면 하나하나, 설명 문구까지 토씨 하나 안 다르더라"고 라인 측을 비판한 바 있다.

또 지난 2019년에는 카카오와 함께 핀테크 기업을 대표하는 네이버가 신세계 자회사 SSG닷컴(쓱닷컴) 앱의 UI를 문제 삼았다. 네이버가 지적한 부분은 쓱닷컴 홈버튼의 배치, 홈버튼의 움직이는 애니메이션 효과, 홈버튼 터치 시 원형 메뉴의 등장, 각 메뉴 크기와 비율, 메뉴의 스와이프 기능 등이었다.

겟잇과 쓱닷컴은 표절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전면 개편을 통해 UI를 변경했다. 당근, 네이버의 소송 경고에 더해 표절 논란에 따른 이미지 악화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카카오손보는 이번 사태를 심각한 표절 행위로 인식하고 있지만 삼성화재를 포함한 타 손해보험사들은 업계 관행에 따른 일종의 벤치마킹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A사가 최초로 내놓은 상품을 타사가 따라서 내놓더라도 선점 효과를 본 입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며 "보험사 간에 유사 상품이 출시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부연했다.

관점 차이 외에도, 업계에서는 카카오손보의 성급한 대응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카카오손보는 해당 UI에 대한 디자인권 및 특허권을 등록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말 자사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고 싶었다면 사과 요구가 아니라 특허 신청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표절 시비가 소송으로 이어지고 카카오손보가 승소한다면 업계 관행을 바꿀 수도 있고 새 기준점이 될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승소 이전에 소송이 가능한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도 카카오손보의 공식 항의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면서도 당장 항의 공문에 적극 대응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손보는 지적재산권 보호에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손보는 보탬특허법률사무소에 문의한 결과 실질적 유사성, 의거 관계, 창작성 있는 저작물 등 3가지 요건을 충족해 저작권 침해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지난 2021년 검색 서비스 UI의 유사성을 두고 벌어진 소송에서 법원이 부정경쟁방지법을 적용해 표절을 제기한 측의 손을 들어준 점도 카카오손보에게 자신감을 더해주고 있다.

카카오손보 관계자는 해당 UI에 대한 디자인권 및 특허권 관련 "UI, UX 등에 디자인권이나 특허권을 등록한 사례는 거의 없다"며 "사용자 피드백을 통해 계속 업데이트할 예정이었어서 따로 등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