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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석의 일본 구석구석] 신화가 살아 있는 '시마네현'

장범석 칼럼니스트 기자  2024.07.02 14:4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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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혼슈섬 서부에 위치한 시마네현은 주고쿠(中国) 5현 중 하나다. 인접 돗토리현과 '산인(山陰) 지방'을 이루며 동서로 길게 동해(일본해)와 마주한다. 일본에서 지역을 표기할 때 도도부현과 함께 '~지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건 행정구역명이 지역 역사나 문화·경제·주민 정서 등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시마네현은 현청 소재지가 있는 마쓰에(松江)시를 비롯해 8개시 5군 10정 1촌으로 구성된다. 면적 6707㎢로, 47개 도도부현 가운데 19위이지만, 인구는 64만명 남짓이다. 인구 10만명이 넘는 도시가 △마쓰에(19만7000명) △이즈모(17만명) 두 곳뿐, 나머지는 2만~5만명 정도다. 

전국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이웃 돗토리현과 난형난제 형국이다. 인구가 적다 보니 신칸센 노선이 없고, 재래선 열차가 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따라 도시를 연결한다. 도로를 이용한 이동은 군데군데 고속도로 미개통 구간이 있어 시간이 더 걸린다. 일본의 오래전 시골 마을 풍경이다. 

이렇듯 접근성이 안 좋은 시마네현이지만, 연간 3000만명 이상 관광객이 몰려든다. 관광객이 시마네현을 찾는 가장 큰 목적은 '이즈모 대사'를 참배하기 위해서다. 

신화시대 건국의 신을 제사하는 해당 신사는 '일본 전역 800만 신이 모여 사람끼리 인연을 맺어 준다'고 한다. 음력 10월을 가미나즈키(또는 간나즈키)라고 하는데, 한자로는 '신무월(神無月)'이다. 해석하면 모든 신이 이즈모 대사에 모여드는 10월에는 다른 곳에 신이 없다는 의미다. 

외지인들이 시마네현을 찾는 또 다른 이유는 대게(베니즈와니가니)를 먹고, 쇼핑하기 위해서다. 시마네현 대게는 맛이 뛰어나고, 어획량이 풍부하다. 

또 마쓰에시와 이즈모시에 사이에 위치하는 신지(宍道)호에서 어획되는 바지락조개도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소재다. 신지호는 담수와 바닷물이 교차하는 기수호로, 일본 백경에 꼽히는 관광 명소다. 

시마네현은 한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독도(다케시마)를 현 행정구역인 '오키(隠岐)권역'에 편입하고, 현청 옆에 다케시마 자료관을 꾸몄다. 자료관에서 한국인 출입을 막진 않지만, 신분증을 확인하거나 출입을 제지당할 수 있다는 점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한편, 시마네현 마쓰에까지는 에어서울로 돗토리현 요나고공항 도착 후 열차편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요나고공항-요나고시 30분(12.7㎞), 요나고시-마쓰에시 20~30분(29㎞) 거리며. 인천-요나고는 주 3회 직항편이 운항한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묵호항에서 페리(1만1478톤)를 타고, 돗토리현 사카이미나토항(요나고공항 5㎞거리)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편도 15시간 소요, 각 항구에서 주1 회 출항한다. 

시마네현 마쓰에시는 경남 진주시와 제휴 도시 협정을 맺고 있다. 

◆관광지

#이즈모 대사(出雲大社)

현 동부 이즈모시에 있는 신사. 정식 명칭은 '이즈모오야시로'이지만, 흔히 '이즈모타이샤'라고 부른다. 

일본 고문서에 의하면 건국 신화가 이곳에서 시작됐으며, 전국 800만 신이 음력 10월 이곳에 집결한다. 그래서인지 일반 신사보다 격이 높아 '대사(大社)'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길이 13.6m 중량 5.2톤에 이르는 '일본 최대급 시메나와(금줄)'와 더불어 신사 입구 도리이 4종(돌·나무·철·청동 제작) 등 볼거리가 많다.  


#마쓰에성

에도막부 초기 1611년 축성된 성. 현존하는 전국 12개 천수 중 하나로, 2015년 국보로 지정됐다. 

400년이 지난 오늘까지 변함없이 당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게 높은 평가를 받는다. 외관이 검은색이어서 일명 '까마귀 성'으로 불린다.

#마쓰에 신지호 호반 온천

신지호 주변에 조성된 온천지로, 온천 호텔과 여관 8곳이 들어섰다. 

JR 마쓰에 역에서 버스로 마쓰에신지온천역 하차(15분 소요). 호수에는 240종 이상 물새가 서식하고, 전국 바지락조개 40%가 이곳에서 나온다. 람사르 협약 등록지역이기도 하다. 

#이즈모 히노미사키 등대

일본 국가 문화재로 지정된 등대인 동시에 1998년 세계 주요 등대 100선에 선정됐다. 

1903년 완공된 높이 43.65m 석조등대로 일본에서 가장 높다. 자료실과 상층부 전망대가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으며, 전망대에서 조망하는 동해(일본해) 일몰이 절경이다. 

◆향토 음식

#바쿠단 오니기리

김으로 싼 오니기리(주먹밥) 모양이 바쿠단(폭탄)과 흡사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간장 외 다른 재료가 들어가지 않아도 돌김 풍미가 입맛을 자극한다. 현 북동쪽 해상 오키(隠岐) 제도 향토 음식이며, 이 지역은 돌김 외에 우뭇가사리와 톳 등 해조류 산지로 유명하다. 

#뱅어 채소튀김

신지호에서 어획되는 뱅어를 계절채소와 함께 밀가루로 버무려 튀겨내는 요리다. 점포나 가정에 따라 사용하는 채소가 제각각이지만, 모두 뱅어와 상성이 좋다. 현지에서는 '시라우오 가키아게(白魚のかき揚げ)'라고 부른다. 


#이즈모 소바

시마네현 '제2 도시' 이즈모 지역 향토 요리로 △이와테현 완코소바 △나가노현 도가쿠시소바와 함께 일본 3대 소바로 꼽힌다. 

이곳 소바 특징은 메밀껍질을 벗기지 않은 채 분쇄한 면을 사용하고, 반죽할 때 밀가루 비율을 최소화해 맛이 진하고 깊다. 갓 삶아낸 면에 양념장을 얹어 먹는 '가마아게' 소바도 있다. 

#가쿠즈시·하코즈시

두 가지 모두 생선이나 육류를 사용하지 않고, 연근·인삼·표고 등을 넣어 만든 초밥이다. 

가쿠즈시는 5㎝ 정도 휴대용 작은 틀로 찍어내 내용물이 보이지 않지만, 하코즈시는 한 번에 대량으로 만들어 절단하면 내용물이 드러난다. 완성 후 윗면에 계란지단을 올린다.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