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자수첩] 아쉬운 주택정책, 중년층 박탈감 커진다

박선린 기자 기자  2024.06.28 16:52:48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직장에 뛰어든지 20여년. 어느새 자녀를 키우고, 부모를 부양하는 중년층이 됐다. 나름 치열하게 살며 안정적인 삶을 꿈꿨다. 그런데 현실은 '내 집 마련'조차 못했다. 아직 전세다. 정부에선 청년층 또는 노년층을 위한 주택정책 혜택이 쏟아진다. 나 같은 중년층을 위한 혜택과 도움은 없다." 

허리는 인간을 꼿꼿이 서 있게 만든다. 허리가 부실하면 걷거나 움직이기도 위험하다. 그런데 사회에서 이러한 허리 역할을 하는 4050세대 중년층의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주택정책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는 울분이 터져나온다. 

한국인의 평균 연령은 42.1세다. 40대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통계에도 나온다. 2018년 40대의 연간 경제활동 참가율은 81.1%다. 전체 평균(63.2%)을 17.9%p 웃돌았다. 한 집안의 가장이자 기업과 사회에서 실무 책임자급이다. 때문에 경제 활동이 왕성할 수밖에 없다.

과거 4050세대는 부동산 업계의 '큰 손'으로 입지를 굳혔다. 중년세대의 주택 구매는 '내 집 마련'과 '자산투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실제 2021년 전국 아파트 거래비중은 40대가 33만8276건으로 가장 많았다. 40~50대를 묶으면 49만5719건으로 전체 거래 비중의 39.7%를 차지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들을 제치고 등장한 큰 손이 있다. 바로 'MZ세대'다. 청약 요건 완화와 저금리 대출 혜택 등으로 젊은층의 청약 붐이 거세진 모습이다.

실제 올해 1분기 40대 이하 청약 당첨 건수는 총 1만5965건이다. 이는 전체 청약 당첨 건수(2만620건)의 77.4%를 차지한다. 

그런데 정부는 여기에 기름을 더 붓고 있다. 최근 정부는 공공분양 아파트의 일반공급 절반을 신생아 가구에 우선공급 하겠다고 발표했다. 가뜩이나 일반공급 물량이 20%에 불과한 실정인데도 말이다. 이는 청약통장을 20년 가까이 납입해 왔던 40대에게는 날벼락이다. 당첨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구조여서다.

여기에 정부가 내놓은 뉴홈 정책도 청년층에 집중돼 있다. 공공분양 주택 50만 가구 중 68%(34만 가구)가 청년층에 할당됐다. 나머지 16만 가구만 중장년층에 공급됐다. 이같은 신생아 가구에 유리해진 공공분양 정부정책에 대해 신혼부부들은 "3기 신도시 물량이 본격 공급되기 전까지는 아이를 낳지 않을 예정"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번지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노년층을 위한 주택정책도 쏟아진다. 정부는 '노인 1000만시대'를 앞두고 늘어나는 노년층 주거수요에 주목했다. 

정부는 전 제한요건을 폐지해 60세 이상이면 누구나 입소할 수 있는 '분양형 실버타운(노인복지주택)'을 활성화했다. 해당 제도는 2015년 폐지된 후 재도입됐다. 실버타운에 입주하는 노인들은 실거주요건 제한 없이 주택연금도 지속해서 받을 수 있다. 

물론 국내에 도래한 심각한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결혼과 출산에 적극적인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공감하는 바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세분화된 정책혜택이다. 

지난해 말 통계청 '2022년 생애단계별 행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4050세대 주택소유자는 44.3%(889만명)에 불과하다. 즉 절반 이상이 무주택자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 4050세대는 과거부터 주거지원정책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공공임대주택 '행복주택' 입주자격은 19세~39세 청년·신혼부부와 만 65세 이상 고령층이다. 4050세대는 제외됐다.

통상 중년층은 가정에서는 부모 봉양과 자녀 양육을, 사회에서는 경제 허리 역할을 한다. 그러나 각종 혜택에는 빗겨나있다. 불만이 고조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서민을 위해 저렴하게 공급되는 공공주택의 특징을 살려 특공 제도 내에서 물량을 조절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