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우리금융그룹(316140)의 보험사 인수설이 롯데손해보험(000400)을 떠나 동양생명(082640)·ABL생명으로 향하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롯데손보는 아쉬움을 삼켰고,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리스크 해결이라는 희망을 안게 됐다. 이유는 중국 보험그룹과 사모펀드가 대주주로 자리잡고 있는 특성상 국내 금융사에 인수될 시 리스크 해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는 우리금융과 최근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우리금융은 인수를 위한 실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의 인수설이 유력했던 보험사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롯데손보였다. 우리금융은 국내 금융사 중 유일하게 롯데손보 예비 입찰에 나선 데 이어 실사를 진행하며 본입찰 참여도 유력하다고 관측됐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이날 "그룹의 비은행 경쟁력 강화방안의 일환으로 롯데손해보험 지분 인수를 검토했으나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발목을 잡은 것은 가격 이견이었다. 롯데손보의 경우 대주주 JKL파트너스 측이 매각가로 2~3조원을 원했지만 우리금융은 1조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보 입장에서는 처브그룹이 라이나생명 인수에 4조원 가량을 들였던 전례를 감안할 때 기대를 높여볼 법 했다. 다만 우리금융은 증권사 출범도 앞두고 있는 만큼 합리적 가격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다.
동양생명은 2015년 중국 안방보험(현 다자보험그룹)에 인수된 뒤 2018년(구한서 전 대표)을 제외하곤 중국계 최고경영책임자(CEO)가 경영을 맡아왔다. 다자보험그룹은 ABL생명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동양생명은 저우궈단 전 대표로 인한 내홍을 겪었다. 저우 전 대표는 임기 동안 테니스장 운영 사업을 추진하면서 회사에 20억원 가량의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동양생명은 스포츠 시설 운영업체 필드홀딩스를 내세워 장충 테니스장 운영사업권을 따냈는데, 금감원은 직전 낙찰가의 2배가 넘는 27억원가량의 우회 낙찰 금액이 동양생명의 광고비 등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조사 과정에서 노사 간 갈등이 극에 달했고 동양생명 노동조합은 사퇴를 거듭 촉구한 끝에 저우 전 대표는 물러났다. 그러나 지난 20일 저우 전 대표의 자택과 함께 종로구 동양생명 본사가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로부터 압수수색 당하는 등 진통은 여전하다.
ABL생명도 최대 주주가 다자보험그룹인 만큼 동양생명과 같은 리스크를 공유하고 있는 셈이다. 비교적 탄탄한 국내 금융그룹인 우리금융에 인수된다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손보는 매출을 올렸음에도 '뒷배'가 아쉬운 상황이다. 지난 25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롯데손해보험의 회사채(후순위)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각각 유지했다. 2019년 10월 'A'에서 A-/안정적으로 내린뒤 5년째 같은 수준이다. 통상 시장에서는 회사채 'A'이하를 비우량 신용등급으로 분류한다.
송미정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당기손익인식자산의 평가손실이 증가하면서 운용자산이익률이 저하됐고 분기별 투자손익이 큰 폭의 변동을 보였다"며 "작년 운용자산이익률은 0.7%로 업계 평균(2.3%)을 하회했고 올 1분기에도 0%대에 머물렀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평가를 반등시킬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로 '인수'가 꼽힌다. 신용평가업체는 롯데손보의 신용등급에 계열지원가능성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최대주주가 사모펀드라는 이유에서다.
통상적으로 사모펀드는 투자회사의 가치를 높여 수익을 출자자에게 배분하는 데 주력한다. 이에 재무적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금융이 최종 미참여를 선언한 롯데손보 본입찰에는 외국계 투자자 1~2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매각 관련 사항은 주주사 소관"이라며 "당사의 공식적 확인이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