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글로벌 랜드마크는 물론, 작은 빌딩이나 도로 등 모든 건축물은 건축사와 건설사, 그리고 노동자 사상이 모두 녹아든 집합체다. 때문에 공장 생산물과 달리 이용객이나 방문객들에게 또 다른 가치를 제공하면서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야기하곤 한다. 사상누각(事象樓閣)에서는 국내 대표 건축물 속 사상과 이들 건축물로 인한 시장 변화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이번 회에서는 국내 초고층 건물 '롯데월드타워'에 대해 살펴봤다.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랜드마크 개발을 목표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지난 2009년 10월에 완공된 지상 163층·828m의 부르즈 할리파(Burj Khalifa)다. 이전에는 △1931년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지상 102층·높이 381m)' △1973년 시카고 '윌리스타워(442m)' △2004년 4월 타이완 '타이베이101(508m)' 등을 거쳐 신기록을 경신해오고 있는 셈이다.
국내 최고층 건물은 이미 알만 한 사람들은 다 알 듯 롯데물산의 '롯데월드타워'다. 한국을 대표하는 이 랜드마크가 새워지는 과정에는 신격호 명예회장의 '세계 최고 건물을 지어 한국 관광산업에 기여하겠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완공됐다. 2017년 성공적으로 오픈한 해당 타워는 세계에서 6번째로 높은 건물이기도 하다. 시공은 롯데건설이 맡았다.
이후 △2019년 부산 해운대구 'LCT 더샵 랜드마크 타워(411m·101층)' △LCT 더샵 레지던셜 타워 A(339m·85층)·B(333m·85) △2020년 서울 여의도 파크원 타워1(321m·67층) 순으로 이어진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고 높이인 123층·555m에 이르기까지, 롯데월드타워는 그 자체로 대한민국 건축의 새 역사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는 1987년 부지 선정 이후 험난한 과정을 거쳐 완공까지 30여년이 걸렸다"며 "건물 디자인에만 약 3000억원이 쓰였다"고 설명했다.
외벽에는 4만2000장의 은빛 유리창을 부착해 부드러운 선과 빛의 반사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글로벌 상징성과 한국의 전통적인 곡선미, 자연과 인간의 첨단 기술이 공존하는 미래형 수직 도시로 거듭난 셈.
특히 건설 당시 견고한 기초공사와 초고층 신기술 공법을 도입해 완성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외부압력을 이겨낼 수 있는 내풍·내진 설계를 통해 진도 9 이상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다. 또 친환경적 디자인을 인정받아 100층 이상 건물 최초로 2017년 리드(LEED) 골드 등급을 인증 받았다.
◆ 본격적인 타워 공사의 신호탄, 매트(MAT) 타설
롯데월드타워의 무게는 총 75만톤(t)으로, 이는 서울시민 전체를 합한 무게와 같다. 부르즈할리파의 무게 56만톤(t)과 비교하면 그 규모와 무게는 훨씬 더 대규모다.
통상 엄청난 무게를 지지하기 위해서는 단단한 암반층을 더욱 단단하게 보강해야 한다. 이에 따라 롯데월드타워는 지반강화 파일링 공법을 적용했다. 지하 38m 깊이까지 터를 파고 그 화강암 암반층에 30m 길이, 직경 1m의 파일 108개를 설치한 것이다. 그 위에 좌우 길이 72m, 두께 6.5m의 국내 최대이자 세계적인 규모인 기초 매트(MAT) 공사를 진행했다.
롯데건설에 따르면, 성공적인 MAT기초공사를 위해 사소한 부분까지 철저하게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비가 올 경우 품질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여 15년간 잠실지역 강수량 자료를 분석하고 우천에 대비하여 강우천막을 설치했다.
이어 타설시 시행착오를 없애기 위해 타설 장비 레이아웃과 동선에 대한 시뮬레이션도 두 차례나 실시했다. 1차는 경기도 하남에서 진행, 2차는 현장에서 최종 리허설을 겸해 시행했다.
이는 총 3개의 입구로 진입을 하고 1개의 출구로 나가게 되는데 시간당 165대의 레미콘 차량이 복공 상부와 하부로 드나들게 되므로 치밀한 동선계획이 없으면 장비간 간섭과 체증이 생겨 콘크리트 품질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전 연습에는 롯데건설과 협력사 직원들 포함 총 600여명이 참여했다.
5300대의 레미콘이 32시간 동안 8만톤의 고강도 콘크리트를 부어 만든 이 기초매트는 축구장 크기의 80% 규모다. 총 공사에 32평 아파트 3500 세대 가량을 지을 수 있는 규모(22만㎥) 의 콘크리트가 투입됐다.
일반적으로 고층 건물은 화재 발생 시 기둥을 감싸는 콘크리트가 고열을 견디지 못하고 철골 또는 철근이 녹아 붕괴가 일어난다. 반면 롯데월드타워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일반 콘크리트의 3배 이상 고강도이자 최소 3시간 이상 고열을 버티는 고내화 콘크리트를 사용했다.
◆ 초고층을 빛내는 투명한 2만여장의 커튼월…전체 면적 11만4000㎡
"빛의 반사각을 고려해 KPF가 곡면 설계했으며 버티칼 핀도 빛 반사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반사유리를 사용하므로 시간대나 날씨에 따라 건물의 색이 변하며 날씨가 맑은 날에는 파란색으로, 석양이 질 때는 황금색으로 아름답게 바뀌는 롯데월드타워를 감상할 수 있다"
롯데월드타워의 외부는 2만여장의 커튼월과 4만여장의 유리창이 부착돼 있다. 커튼월(Curtain wall)은 전체 면적만 11만4000㎡로, 이를 펼치면 잠실 종합운동장과 야구장 주변을 덮을 수 있는 크기다.
커튼월은 칸막이 구실만 할 뿐 하중을 지지하지 않아 초고층인 롯데월드타워 건물 자체 무게를 경감시켰다. 또 매 유닛마다 공장에서 미리 제작하여 반입하기에 골조공사와 병행하여 생산, 시공이 가능해져 공기단축에도 큰 역할을 했다.
기술적으로도 유리 자체를 건축물의 외장재로 노출시키고, 대형유리를 공중에 걸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과 복잡한 구조계산이 뒤따르는 작업이었다는 게 롯데건설 측 설명이다.
특히 롯데월드타워는 어느 방향에서 봐도 좌우대칭이 안된다. 노치 중심으로만 대각선으로 대칭이 되는 구조이므로 곡율이 서로 다르게 설계돼 제작 오차 1.5mm내에서 일일이 하나씩 만든 셈이다. 이로 인해 모양과 크기가 각각 다른 유니트(고유번호 부여)를 제자리를 찾아 정확한 설치 장소의 좌표를 설정했다.
◆ 조금도 기울지 않은 '반듯한' 수직 건물
건물이 수직으로 길어지면 크게 두 가지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는 정밀한 측량을 통해 건물이 수직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둘째는 건물의 자중과 콘크리트 건조에 따른 수축량(Vertical shorting)을 예측해 시공할 때 보정하는 일이다. 작은 오차도 층수가 워낙 높기 때문에 누적되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초고층건물은 상층부의 바람이나 작업으로 인한 건물의 움직임 때문에 전통적인 방법의 측량에 한계가 있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등 기상이 불안정할 경우 연무가 짙게 끼어 시통(示通) 자체가 불가능해 재래 측량방법의 적용이 어렵다.
이 때문에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GNSS(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측량 시스템을 사용했다.
아울러, 롯데월드타워는 부르즈할리파에서도 적용한 바 있는 라이카사의 특허기술(CWCS; Corewall Control System)이 활용됐다. 위성정보를 활용한 측량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인공위성과 주고받은 데이터들은 24시간 직원이 상주하고 있는 종합방재실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이 이뤄진다. 완공 후에도 인공위성은 건물 모니터링 시스템에 흡수돼 활용된다.
측량은 건물의 거동이 전혀 없는 새벽에 이뤄진다. 특히 건설 중일 때에는 코아월 콘크리트 타설 다음날 새벽 4시부터 타워크레인이 작동하기 직전인 7시 사이에 측량을 했다. 이 위성 데이터와 외부환경에 의한 건물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 건물내부에 설치한 경사계의 측정치를 동시에 분석하여 건물이 일시적으로 기울어진 것인지 시공오차에 의해 기울어진 것인지 판단을 한다.
또 롯데월드타워에서는 GNSS측정에 만에 하나 오류가 생길 것에 대비해서 레이저 연직기를 사용해서 재래식 방법으로도 교차 점검을 했다. 설계도에 명시된 관리허용 기준은 ±75mm이나 실제로 현장에서 측정한 오차범위는 ±25mm정도였다.
분석 결과는 다음날 다음 층 작업을 하는 데 반영하여 공사가 이뤄진다. 측량과 보정은 '동전을 쌓는 것과 같다'고 한다. 동전을 쌓다가 한 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듯하면 반대쪽으로 동전을 놓아 균형을 유지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1995년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현장에서의 코아월 보정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초고층건물은 건물의 하중 때문에 기초부분에 침하가 생기기 마련이다. 설계시 롯데월드타워의 예상 침하량은 39mm인데, 실제로는 그 절반도 안되는 12mm정도 침하된 것으로 측정돼 예상보다도 지반이 튼튼하다는 분석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롯데월드타워는 국내 대표 랜드마크로 전 세계적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나아가 뛰어난 입지와 시설을 바탕으로 국내외 유수기업들이 입주하고 싶어 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아 2021년 오피스 임대율 100%를 달성한 바 있다.
특히 친환경 에너지 시설지구를 위한 친환경 건축물로, 설계단계부터 친환경 설비가 적용된 대표적인 친환경 랜드마크다. 고효율 장비와 신재생 에너지 발전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생태면적을 30% 이상 확보해 석촌호수와 어우러지는 도심 속 자연친화 단지를 실현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자부할 수 있는 국내 대표 마천루로 인해 한국 건설사의 미래비전을 제시한 만큼 향후 국내외 건축 시장에서 또 다른 변화를 불러올지 이들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