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KB증권이 '라임펀드 사태' 관련 2심 재판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했다. KB증권은 2심에서도 1심과 같이 '내부통제 부실'을 지적과 함께 '판매 수수료 우회 수취' 유죄 판결 받았다. 박정림 SK증권(001510) 사외이사(전 KB증권 대표이사)가 금융위원회에 제기한 '내부통제 부실' 관련 중징계 처분 취소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달 30일 서울고등법원의 최근 판결에 상고를 제기했다. 이에 '라임펀드 사태' 관련 대법원 판단을 앞두게 됐다.
지난달 23일 서울고등법원 형사9부(윤승은·구태회·윤권원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KB증권 법인에 1심과 같이 5억원을 선고했다. KB증권 전현직 임직원들도 벌금 1억원씩과 집행유예 및 선고유예 등을 받았다.
다만 △라임펀드(AI스타3호)의 부실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판매한 혐의 △기존 라임펀드 간 돌려막기에 공모한 혐의 △라임 일부 펀드의 사기적 판매에 가담한 혐의 등 라임펀드 사태 관련 핵심 혐의들은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판단됐다.
그럼에도 상고에 나선 이유는 '일부 유죄' 선고된 내용이 '고객 기망'이자 '내부통제 부실'을 확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재판부는 1심에서와 같이 KB증권이 펀드 수수료를 우회 수취해 유죄라고 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범행을 방지하지 못한 우회 수취액은 41억원에 이른다.
KB증권은 2018년 2월부터 2019년 7월까지 펀드 11개를 판매하며 펀드 판매료를 라임 등 자산운용사로부터 받는 총수익스와프(TRS) 수수료에 가산해 우회 수취하면서 고객에게는 '펀드 수수료가 없다'고 거짓 표시한 혐의를 받았다.
이와 관련 내부 통제 시스템이 미비했다는 지적이다.
2심 재판부는 "KB증권은 굴지의 대형 증권사로서 업무 수행 과정에서 저지를 수 있는 위법행위 방지를 위해 필요한 내부시스템을 충분히 구비하지 못했고 주의·감독 의무를 게을리 했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KB증권이 이익을 희생해서 수익률을 달성해줬다는 것이 고객들의 기본적인 인식이지만, KB증권은 고객 이익이 아니라 본인 회사에 이익인 행위를 한 것으로 고객들에 대한 기망행위"라고 판단했다.
KB증권은 "TRS 수수료의 내부손익조정을 통해 펀드판매수수료를 우회 수취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일부 유죄를 선고한 2심 판결에 대해 상고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법원이 내부 통제 시스템이 미흡했다고 본 가운데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낸 직무정지 중징계 취소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형사 1·2심 재판부 판단은 박 전 대표가 KB증권 경영진으로서 내부 통제 시스템 미비 책임이 있고 주의·감독 의무를 게을리했다며 징계 처분한 금융위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금융위는 박 전 대표에게 라임펀드 사태 관련 금융사의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 위반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지난해 11월 직무정지 3개월 중징계를 내렸다. 형사 재판부와 같이 TRS 수수료 관련 내부통제가 부실했다는 점을 짚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KB증권은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했다"고 응대 중이다. 또 수수료 관련 유죄 판결 내용 외 다른 무죄 판결을 들어 "형사사건에서도 무죄가 선고되거나 무혐의 처분됐다"며 맞서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통상 행정 처분 결과는 바뀌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형사 처분 결과가 행정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사 임원이 직무정지 처분을 받으면 향후 4년간 금융사 임원 취업이 제한된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금융위를 상대로 징계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해당 소송 1심 선고 때까지 징계 처분 효력이 정지됐다. 박 전 대표는 현재 SK증권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제기한 징계 처분 중지 소송의 변론기일은 오는 9월6일이다.